"백제 유적은 기초조사가 급선무…차근차근 정비할 것"

입력 2018-01-09 07:00   수정 2018-01-09 10:13

"백제 유적은 기초조사가 급선무…차근차근 정비할 것"
백제왕도추진단 이끄는 송민선 단장 "백제는 동아시아의 균형자"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지난 2015년 세계유산에 등재된 백제역사유적지구는 충남 공주·부여, 전북 익산에 있는 9개 유적을 아우른다. 이 유적들은 백제가 공주와 부여에 도읍을 두었던 시기에 만들어진 중요한 건축물이다.
그런데 백제역사유적지구는 문화재의 보존과 관리·활용에 연관된 기관이 매우 다양하다. 문화체육관광부와 문화재청을 비롯해 충청남도·전라북도·공주시·부여군·익산시 등 중앙정부와 지자체 7개가 얽혀 있다.
지난달 5일 출범한 백제왕도 핵심유적 보존·관리사업 추진단(이하 백제왕도추진단)은 중요 유적을 체계적으로 보존하고 신라와 비교해 조명받지 못한 백제의 위상을 제고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문화재청 출신의 단장을 포함해 7개 기관에서 파견된 직원 12명이 보조를 맞추게 된다.
송민선 백제왕도추진단장은 최근 국립고궁박물관에서 기자와 만나 "각 기관이 추진하는 백제 유적 관련 사업의 연계성을 높이고, 협업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며 추진단의 설립 취지를 강조했다.
백제왕도추진단은 세계유산뿐만 아니라 왕궁·왕릉·사찰·성곽 등 왕도의 필수요소로 분류된 11개 유적, 왕도의 외곽에 있는 6개 유적 등 26개 유적의 보존과 관리를 맡게 된다.
송 단장은 "아직 백제에 관해서 모르는 부분이 많은 만큼, 유적 보존에서 가장 급한 일은 기초조사"라며 "기초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차근차근 정비 계획을 수립하고, 충분한 자료가 축적되면 그 이후에 복원에 대해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백제왕도추진단이 관리할 26개 유적은 살아 숨 쉬는 백제의 원형을 간직하고 있다는 점에서 하나하나의 가치를 규명할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
그는 백제 문화의 매력에 대한 물음에 "신라가 화려하고 고구려가 강건하다면 백제는 부드럽고 순박한 느낌을 준다"고 답한 뒤 "백제는 중국에서 받아들인 문화를 신라와 일본에 전달하는 교류의 허브이자 균형자 역할을 수행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송 단장은 "백제가 조율에 힘쓴 것처럼 백제왕도추진단도 소통을 중시하려고 한다"며 "관계기관과 전문가가 고루 참여하는 협의체를 조직하는 등 백제 유적의 소통 창구를 체계화하고 갈등을 없애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백제왕도추진단은 백제 성왕의 사비 천도 1천500주년이 되는 2038년까지 20여 년간 운영되며, 총 사업비는 1조4천억원으로 책정됐다.
"국립고궁박물관의 전신인 궁중유물전시관, 전주 국립무형유산원의 개관에 참여한 적이 있습니다. 이번에도 백제왕도추진단을 처음으로 이끌게 됐네요. 백제 핵심유적의 역사성과 진정성이 회복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psh5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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