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임위 '연례행사'라지만…정치적 공방 불가피 전망
(서울=연합뉴스) 한지훈 기자 = 국회 국방위원회가 이달 말 아랍에미리트(UAE)에 파병된 아크부대 방문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특수전 부대와의 연합 훈련을 담당하는 아크부대는 한국과 UAE 간 군사협력의 상징과도 같은 부대로, 지난달 초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이 문재인 대통령의 특사 자격으로 직접 다녀온 곳이기도 하다.
지난 정부가 UAE와 체결한 군사협력 양해각서(MOU)의 적법성이나 임 실장의 UAE 방문 배경 등을 두고 의혹이 가시지 않는 가운데 국방위가 현지 시찰에 나설 경우 정치권 관심이 집중될 전망이다.
한 국방위원은 9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국방위가 오는 26일부터 수일 동안 아크부대를 비롯한 해외 파병 부대를 공식 방문하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그는 "지난해 해외 출장이 비교적 적었던 여야 국방위원 6∼7명이 명단에 올라 있다"며 "개별적으로 참여 의사를 물어 명단을 확정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국방위원들의 해외 파병 부대 방문은 '연례행사'라는 것이 국방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실제 지난해 초에도 자유한국당 김영우 경대수 의원과 국민의당 김중로 의원 등이 해외 파병 부대를 방문해 우리 장병들을 격려하고 돌아왔다.
다만 올해는 아크부대의 유사시 중동지역 분쟁 자동개입 약속 여부 등이 도마 위에 오른 만큼 여느 때와 의미가 다를 수 있다.
특히 한국당과 국민의당 등 야당은 UAE 의혹을 밝히겠다며 임 실장의 국회 운영위원회 출석이나 국정조사 실시를 요구하고 있어, 의원들의 UAE 방문이 정치적 공방으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한 국방위원은 통화에서 "야당 의원들만 시찰에 나서면 국민 혈세로 'UAE 조사단'을 꾸려 정략적으로 악용한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다"며 "아마 여당 의원들도 동행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에 대해 국방위 관계자는 "매우 민감한 시기여서 아크부대 방문을 물밑에서 조심스럽게 추진하고 있다"며 "파장이 커질 경우 일정을 취소하거나 조정할 여지도 없지 않다"고 설명했다.
한편, 정의당 김종대 의원은 전날 상무위 회의에서 "기회가 되면 UAE를 직접 방문해 이번 사태를 남김없이 조사하고, 한국당이 반성하지 않을 경우 진상을 명명백백히 밝히겠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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