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여 전 국가연주 의무화 타당 대법 결정 뒤집어
(뉴델리=연합뉴스) 나확진 특파원 = 인도 대법원이 자국 내 모든 영화관이 영화 상영에 앞서 국가를 연주하도록 한 결정을 1년여 만에 뒤집었다.
9일 인도 NDTV 등에 따르면 대법원은 이날 영화 상영 전 의무적인 국가 연주를 없애달라는 청원과 관련, "영화 상영 전 국가 연주는 의무적인 것이 아니다"라면서 연방 정부가 위원회를 구성해 공공장소 국가 연주에 관한 사항을 결정하도록 했다.
대법원은 다만 정부 위원회의 결정이 있기까지는 영화관 자체적으로 국가 연주 여부를 결정할 수 있지만, 만약 국가를 연주한다면 관객들은 국가가 연주되는 동안 모두 일어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12명의 정부 관계자로 구성된 위원회를 이미 구성했으며 영화관을 포함해 어떤 공공장소에서 어떤 행사에 앞서 국가를 연주할지 논의해 6개월 이내에 보고서를 작성키로 했다.
앞서 2016년 11월 인도 대법원은 한 시민단체 대표가 낸 영화 상영 전 국가 연주 의무화 청원사건에서 "요즘 국민이 국가를 어떻게 부르는지도 모른다"면서 "인도 전역의 모든 영화관은 영화 상영에 앞서 국가를 틀어야 하며 관람객들은 국가 연주가 끝날 때까지 서 있어야 한다"고 결정했다.
인도 영화관들은 이 결정에 따라 이후 매번 영화 상영에 앞서 스크린에 인도 국기 모양을 비추고 국가를 틀었다.
관객들은 대부분 국가 연주 때 일어섰지만, 일부 관객은 일부러 국가 연주가 끝나고서야 영화관에 입장하는 등 반발도 있었다.
남부 케랄라 주에서 열린 한 국제영화제에서는 인도 관객 6명이 국가 연주 때 기립을 거부했다가 국가 상징 모독 방지법 위반 등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 타밀나두 주에서는 국가 연주 때 기립하지 않은 관객들이 다른 관객들에게 멱살잡이를 당하며 위협받는 등 충돌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영화인 단체에서 대법원에 종전 국가 연주 결정을 재고해달라며 청원하자 대법원은 이 문제를 다시 검토해 왔다.
ra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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