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 회사 대부분과 AI 플랫폼 통합…'구글 어시스턴트 생태계' 조성
"머신러싱 AI 비서를 음성으로 컨트롤 하는 것이 기술의 미래"
(라스베이거스=연합뉴스) 김현재 특파원 = 'CES 2018'이 개최된 미국 라스베이거스는 '헤이 구글(Hey Google)'이 압도했다.
'헤이 구글'은 구글의 AI(인공지능) 비서 플랫폼인 '구글 어시스턴트'를 불러내는 호칭이다.
구글은 그동안 CES에 직접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었다.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페이스북처럼 자체 개발자회의나 이벤트를 통해 새 제품과 소프트웨어를 공개하는 것이 관례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해 CES에서는 달랐다. 라스베이거스 시내를 관통하는 트램과 버스에는 '헤이 구글' 광고판이 부착됐고, 행사 본부 격인 라스베이거스 컨벤션 센터(LVCC) 메인 주차장에도 대형 '헤이 구글'간판과 함께, 자체 부스까지 마련했다.
특히 구글은 CES 개막 첫날인 9일 LG, 레노바, 소니, 앵커 이노베이션, 뱅앤올룹슨, 브라벤, 아이홈, JBL, 얀센, 닛오디오, 메모렉스, 리바 오디오, 솔리스 등에 구글 어시스턴트를 탑재할 것이라고 밝혔다.
에어 TV, TCL, 스카이워스, 샤오미 등 기존 안드로이드 TV 제품 다수가 구글 어시스턴트를 탑재한다. 창홍, 푸나이, 하이얼, 하이센스, 웨스팅하우스 등도 구글 어시스턴트를 탑재한 안드로이드 TV를 새로 출시할 계획이다.
가장 주목받는 곳은 LG로, 구글 어시스턴트를 자사의 풀 스케일 4K OLED 및 슈퍼 UHD LCD TV에 직접 통합했다.
또 레노버 등 4개 업체는 구글 어시스턴트를 탑재한 스마트 스피커를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는 구글이 헤이 구글을 '가전제품의 공용어'로 삼겠다는 것을 분명히 한 것이다. 현재 아마존이 지배하는 AI 비서 시장에서 위협적인 경쟁자가 될 것임을 선언한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한마디로 '구글 어시스턴트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것이 구글의 목표인듯 하다.
지난주 구글은 그동안 하드웨어 판매 수치를 공개하지 않던 관행을 깨고, 10월 구글 홈 미니가 출시된 이후 640만 대의 구글 홈이 판매됐다고 밝혔다. 1초에 1대 이상의 기기가 판매됐다는 것이다. 지난 2016년 가을 구글 홈이 처음 출시된 이후부터 따져보면 수천만 가정에 구글 홈이 갖춰진 것이다.
구글 어시스턴트는 가전제품뿐 아니라 자동차에도 통합되고 있다.
현대차 등 안드로이드 오토를 활용하는 많은 자동차 업체들이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만으로 구글 어시스턴트를 갖출 수 있게 될 전망이다.
구글 어시스턴트가 탑재된 자동차는 구글의 자율차 부문 웨이모와의 협업도 적극적으로 강구하게 될 것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아직 알렉사 에코의 시장 지배력이 압도적이지만, 소형 AI 스피커 시장에서는 구글 홈 미니가 상당한 경쟁력을 갖췄다고 평가한다.
한국에서 온 한 벤처 투자가는 "구글이 구글 어시스턴트를 통해 얻고 싶은 것은 아마존이 알렉사를 통해 얻고 싶은 것과 같다"고 말했다.
사람들의 스마트한 삶을 돕고, 그로 인해 아마존의 전자 상거래를 더욱 촉진하고자 하는 것이 에코의 목표라면, 구글은 구글 포토나 구글 맵과 같은 서비스 이용을 확산함과 동시에 머신러닝 자체를 통해 엄청난 개인 데이터를 확보함으로써 미래 수익의 원천으로 삼으려 한다는 것이다.
한 마디로 머신 러닝을 통해 점점 똑똑해지는 AI 비서를 음성으로 컨트롤하는 것이 기술의 미래가 될 것임을 구글은 믿어 의심치 않는 것처럼 보인다.
구글의 CES 공략이 성공한다면,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페이스북 등 다른 IT 거인들도 내년부터는 CES에서 존재감을 드러내려 할지도 모를 일이다.
kn020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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