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박수윤 기자 = ▲ 아임 유어 맨 = 실비 시몬스 지음, 정민 옮김.
캐나다 출신 전설적인 싱어송라이터 겸 시인 고(故) 레너드 코언을 추억한다.
코언은 33살이던 1967년 데뷔 앨범 '송스 오브 레너드 코언'(Songs of Leonard Cohen)을 내면서 본격적으로 음악가 커리어를 시작했다.
'수잔', '할렐루야', '아임 유어 맨'(I'm your man) 등 수많은 명곡을 남겼고, 2016년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밥 딜런처럼 오랫동안 노벨문학상 후보로 거론됐다.
책은 이러한 코언의 예술가적 행보는 물론 한 인간으로서의 삶도 촘촘하게 조명한다.
예컨대 그의 노래 '소 롱, 마리안'(So long, Marian) 속 주인공 마리아 일렌은 1960년 코언이 그리스에서 만난 노르웨이 여성이다.
코언은 2016년 7월 죽음을 앞둔 그녀에게 쓴 편지에서 "마리안, 우리가 정말 늙어버렸고, 우리의 육체가 허물어지는 시간에 도달했습니다. 그리고 머지않아 나도 당신을 따라갈 것입니다. …(중략)… 나는 항상 당신을 사랑했다는 것을 알고 있겠지요. 끝없는 사랑이여. 다시 만납시다"라고 말했다.
추천사를 쓴 소설가 김연수는 "영광과 환희, 좌절과 모멸을 겪으며 고독하게 일생을 통과한 이 거인의 삶 덕분에 우리는 예술가와 뮤즈, 마약쟁이와 수도승의 세계를 다시 한 번 경험할 수 있다"고 적었다.
알마 펴냄. 800쪽. 3만8천원.
▲ 변방의 사운드 = 성공회대 동아시아연구소 기획, 신현준·이기웅 엮음.
아시아 곳곳에 K팝이 수출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드는 의문, '과연 한국인은 이웃 나라의 팝을 들어본 적이 있나?'.
책은 '서로 너무나 몰랐던 아시아 끼리 이제는 좀 알고 지내자'는 시각에서 출발한다.
두 기획자는 아시아 각국 음악연구자 13인의 글을 한데 묶어 일본의 J팝, 홍콩의 칸토팝, 베트남의 V팝, 태국의 T팝, 인도네시아의 I팝, 라오스의 L팝 등을 소개한다.
말레이시아의 식민지였던 싱가포르의 국민가요는 무엇일까, 크메르루주에 목소리가 막혔던 캄보디아에서 사회 비판적인 노래가 인기 있는 이유는, 리밍(黎明)·저우룬파(周潤發)·류더화(劉德華)·장쉐여우(張學友) 등 4대천왕의 노래를 아시아 전체에 수출하던 홍콩에서 지금은 왜 음반산업이 쇠락했을까.
책은 이 물음에 역사적·문화적 답을 내놓으며 아시아 대중음악 간 소통을 추구한다.
그러면서 저자들은 "이렇게 서로가 서로에게 거울을 비추다 보면, 이제까지 '서양 음악의 수용과 전유' 정도로 단순히 생각한 아시아의 대중음악을 바라보는 시각에 근본적인 전환이 생기지 않겠느냐"고 희망한다.
채륜 펴냄. 456쪽. 2만9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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