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총사' '몽테크리스토백작' 모티브가 된 프랑스의 혼혈장군

입력 2018-01-10 11:46   수정 2018-01-10 15:08

'삼총사' '몽테크리스토백작' 모티브가 된 프랑스의 혼혈장군
알렉상드르 뒤마 아버지의 이야기 담은 '검은 몽테크리스토' 출간



(서울=연합뉴스) 황희경 기자 = '삼총사'와 '몽테크리스토 백작' 등으로 유명한 9세기 프랑스 작가 알렉상드르 뒤마는 흑인혼혈의 핏줄이다. 프랑스 귀족과 흑인 노예 사이에서 태어난 아버지 토마 알렉스 뒤마는 프랑스군의 장군이 돼 혁혁한 공을 세웠지만 나폴레옹과 갈등을 빚은 끝에 불우한 최후를 맞은 인물이다.
미국의 저널리스트 톰 라이스가 쓴 '검은 몽테크리스토'(영림카디널 펴냄)는 프랑스 혁명사를 배경으로 아버지 뒤마의 극적인 삶을 재구성한 책이다.
1762년 프랑스 식민지였던 생도맹그(지금의 아이티공화국)에서 태어난 뒤마는 12살 이후 프랑스로 돌아와 살기 시작했다. 후작의 생활로 넉넉한 생활을 했지만 누가 봐도 아프리카 흑인의 후예라고 할 정도로 피부색이 검었던 그는 노예제가 남아있던 프랑스에서 차별을 받기도 한다.
귀족의 아들이었지만 장교가 아닌 사병으로 입대한 그는 프랑스혁명이라는 격변기 속에서 뛰어난 역량과 '미스터 휴머니티'라고 불릴 정도로 훌륭한 품성으로 5만 명의 군대를 지휘하는 사령관의 자리에까지 오른다.
1년 만에 상병에서 최고위급 장교로 승진했고 준장 임명 후 한 달 만에 사단장으로 진급하는 등 승승장구하던 그는 나폴레옹과 갈등을 빚으며 불운한 최후를 맞게 된다. 1799년 이집트 원정에서 돌아오던 길에 이탈리아 타란토에 표류해 억류됐고 재판도 받지 못하고 감금됐다 1801년 6월에야 프랑스로 돌아올 수 있었다.
대혁명 시기 장군들은 모두 나폴레옹이 만든 프랑스 최고의 훈장인 레지옹 도뇌르 훈장을 받았지만 뒤마는 서훈 대상에서도 제외됐다. 나폴레옹이 노예제를 부활시키면서 연금까지 박탈당한 그는 가난에 시달리다 44살의 나이에 병으로 세상을 떠난다. 아들 뒤마가 네 살 때였다.
아버지의 일생은 아들의 작품에도 영향을 미쳤다. 식민지에서 살다 파리에 도착한 뒤마의 이야기는 시골 출신으로 파리에 도착해 사교계 적응에 어려움을 겪던 '삼총사'의 주인공 다르타냥의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다르타냥이 아토스, 포르토스, 아라미스 등 삼총사의 다른 주인공들과 연달아 결투를 벌이는 에피소드 역시 뒤마가 실제 검술학교에서 겪었던 일이다. '몽테크리스토 백작'의 주인공 에드몽 당테스가 모함으로 억울하게 요새 감옥에 갇히는 설정 역시 아버지의 이탈리아 포로 생활에서 모티브를 얻은 것이다.
방대한 문헌 조사와 현지 조사, 소설 같은 스토리텔링, 프랑스혁명의 공포정치와 권력 투쟁, 나폴레옹의 폭정 등 프랑스 혁명사의 어두운 모습까지 담아내며 프랑스에서도 잊힌 '혼혈 장군'의 삶을 생생하게 재구성한 책은 2013년 퓰리처상 자서전/전기 부문상을 받았다. 582쪽. 한정은 옮김. 2만원.
zitron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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