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권영석 기자 = 지난 2015년 중국의 관료주의를 직설적으로 비판하면서 리커창(李克强) 총리 등 지도부와 면담까지 했던 중국 기업인이 아직도 관료주의가 사라지지 않고 있다고 또다시 개탄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10일 오렌지호텔(桔子酒店)그룹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인 우하이(吳海)가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微博)에 관료주의가 끈질기게 사라지지 않고 있다는 글을 올렸다고 보도했다.
우 대표는 "정부가 불필요한 절차를 폐지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중국 관료들이 제멋대로 수수료와 요금을 받기 위해 아직도 불분명한 규정과 규제 뒤에 숨어 변덕스러운 정책 결정을 하고 있다"고 강력 비난했다.
그는 "리커창 총리가 관료주의를 타파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했지만 일선 당국자들이나 간부들이 그의 의도와 방향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그들은 관료주의 타파에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우 대표의 이번 2차 공격은 두 번째 5년 임기를 맞이하는 리커창 총리가 경제성장률 둔화 속에 눈덩이처럼 늘어나는 국유기업과 지방정부 부채 문제 등 수 많은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우 대표는 지난 2015년 3월 리커창 총리 앞으로 중국 관료주의의 문제점을 보여주는 구체적인 사례와 함께 관료주의 타파를 위한 해법을 담은 5천 자의 편지를 웨이보에 올렸다가 리커창 총리 집무실을 방문하는 기회까지 얻었다.
리커창 총리는 중국 경제성장 과정에서 시장 주체들이 마음껏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지방정부 당국자들에 대해 역할을 줄여 기업 활동을 지원하고 기업들에 부과하는 수수료 등을 단계적으로 없애라고 지시했다.
이후 한동안 중국 관료주의의 문제점이 개선되는 것처럼 비쳐졌다.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못했다.
이에 좌절감을 느낀 우 대표는 중국 관료주의를 향해 다시 쓴소리를 내뱉었다.
그는 "중난하이(中南海)에서 리커창 총리와 면담한 이후 지난 2년 6개월간 지방정부 관료주의 타파에 진전이 거의 없었다"고 비판했다.
상하이뉴센추리패키징의 한하이펑 최고경영자는 "우하이의 발언은 사실에 입각한 얘기"라면서 "그러나 중국에 커다란 변화가 곧 일어날 것 같지는 않다"고 비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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