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연합뉴스) 이영희 기자 = 2021년 말 준공 예정인 부산신항 서컨테이너부두의 운영 방식이 세계적인 자동화 추세에 맞춰 '수직배열'로 방향을 잡아가고 있다.
컨테이너부두의 운영 방식은 장치장에 컨테이너를 쌓는 방향에 따라 '수평배열'과 '수직배열'로 나뉜다.
배를 대는 장소인 부두 안벽과 나란히 컨테이너를 쌓으면 수평배열, 직각으로 쌓으면 수직배열이다.
부산항만공사는 10일 서컨테이너부두 운영 방식을 놓고 그동안 논란이 많았지만 수직배열 쪽으로 방향이 잡혀가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부산항은 물론이고 광양항, 인천항 등 우리나라 컨테이너부두는 대부분 수평배열 방식이다.
2012년 부산신항 5개 터미널 가운데 가장 늦게 문을 연 5부두(BNCT)만 수직배열 방식을 도입했다.
항만공사는 수평과 수직 모두 장단점이 있지만 세계적인 자동화 추세에 대응하려면 수직배열이 더 적합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수직배열 방식이 수평배열과 가장 다른 점은 배에서 컨테이너를 내리는 안벽에 트레일러가 들어가지 않고, 컨테이너를 쌓아두는 장치장에도 트레일러와 사람이 필요 없다는 것이다.
안벽 크레인이 선박에 실린 컨테이너를 내려놓으면 스트래들 캐리어라는 장비가 집어올려 장치장 입구 쪽에 갖다 놓는다,
이어 장치장 안에서 움직이는 크레인을 원격으로 조정해서 미리 정해진 위치에 쌓거나 부두 입구 쪽에서 트럭에 실어서 목적지로 보낸다.
수평배열 방식은 안벽 크레인이 선박에서 컨테이너를 내리면 대기하고 있던 트레일러가 실어서 장치장 내 정해진 위치로 실어나르거나 부두밖 목적지로 수송한다.
따라서 자동화 측면에서 수평배열보다는 수직배열 체제가 유리하다.
현재 건설 중인 부산신항 2-4단계 민자부두도 수직배열을 채택했다.
최근에 건설됐거나 공사 중인 중국과 싱가포르 등의 컨테이너 터미널들도 수직배열을 기본으로 하는 자동화 방식이다.
서컨테이너부두 5개 선석이 수직배열 체제를 도입하면 부산신항 전체 29개 선석 가운데 절반을 넘는 15개 선석이 수직배열 방식으로 운영된다.
항만공사는 신항 남컨테이너부두의 3개 터미널 가운데 유일하게 수평배열 체제인 4부두(HPNT)를 추후 수직배열로 변경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항만공사는 서컨테이너부두의 운영체제가 확정되면 올해 하역장비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내년에 상세설계를 거쳐 발주할 예정이다.
통상 하역장비는 설치 후 6~8개월의 시험가동을 거쳐 본격 운영에 들어간다.
항만공사는 서컨테이너부두 개장 시기는 부산항 전체 물동량 추이를 고려해 탄력적으로 조정한다는 방침이다.
물동량이 늘지 않는 상태에서 새 부두를 개장하면 가뜩이나 낮은 하역료가 더 떨어지는 등 부작용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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