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석부사장, 방통위원장 면담…"韓정부 존중…사업자와 긴밀 협의"
(과천=연합뉴스) 김태균 기자 = 국내에서 인터넷망 '무임승차' 논란에 휘말린 페이스북이 10일 "망 사용료와 관련해 한국 규제기관의 방침을 존중한다"며 문제 해결 의지를 밝혔다.
페이스북 본사의 정책 총괄인 케빈 마틴 수석부사장은 이날 정부과천청사에서 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을 만나 "한국에서 발생하는 규제 역차별 및 망이용료 이슈에 대해 잘 알고 있다"며 이처럼 밝혔다고 방통위가 전했다.
방통위에 따르면 마틴 부사장은 망 비용 관련 이견을 좁히고자 국내 인터넷서비스제공사업자(ISP)와 논의를 강화하고 페이스북과 ISP가 상호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결론이 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페이스북은 2016년 말부터 SK브로드밴드(SKB), LG유플러스와 국내 서버의 망 사용료 등을 놓고 갈등을 겪고 있다.
국내 페이스북의 빠른 접속을 보장하는 '캐시 서버'의 망 사용료를 페이스북이 낼 수 없다고 거부한 것이 갈등의 배경이다.
이 때문에 국내 업계에서는 네이버 등 토종 업체는 다 내는 망 사용료를 거물 외국 사업자는 부당 회피해 '역차별'이 아니냐는 반발이 거세진 상태다.
이 방통위원장도 이날 면담에서 마틴 부사장에게 이 문제를 지적하며 페이스북이 형평성에 맞게 망 비용을 낼 것을 요청했다.
지금껏 페이스북은 KT에만 비용을 내고 자사 캐시 서버를 운영하고 있으며, SKB와 LG유플러스는 KT 서버에 우회 접속해 원활한 페이스북 접속을 구현하는 '편법'을 써 왔다.
이처럼 망 사용료 협상이 결렬되자 2016년 말부터 작년 봄까지 페이스북은 SKB와 LG유플러스의 우회 접속 경로를 막아 이 두 회사 고객이 페이스북을 쓰기 어렵게 한 혐의로 방통위 조사를 받고 있다.
이렇게 국내 고객이 겪은 '페북 대란'(접속 장애)은 외국계 사업자와 국내 ISP 사이의 다툼 탓에 이용자 불편이 발생한 첫 사례다.
마틴 부사장은 당시 왜 우회 경로를 막았는지와 관련해서는 2016년 정부의 '상호접속에 관한 고시'가 변경되면서 이에 따른 관련 조처를 하다 문제가 발생했다고 답했다고 방통위는 전했다.
바뀐 제도에 원칙대로 대응하다 우발적으로 접속 장애가 일어난 것이지 SKB·LG유플러스 사용자에 불이익을 주려는 악의적 의도는 없었다는 주장인 셈이다.
마틴 부사장은 이와 관련해 "한국 ISP와 직접적 소통 채널이 있었으면 관련 문제와 관련해 빠른 대응을 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한국 소비자의 불편을 간접적으로 접해 대응이 늦었다"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마틴 부사장의 이번 발언에 따라 페이스북과 SKB·LG유플러스 사이의 망 이용료 협상에서도 진전이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SKB 관계자는 그러나 "마틴 부사장은 대관 담당이라 사업자와의 면담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안다. 페이스북코리아 측에서도 아직 별도 연락이 없다"고 전했다.
t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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