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주 시장 성공모델은 미국 나스닥
(서울=연합뉴스) 경수현 기자 = 창업주 제프 베저스를 세계 최고의 부자 중 한 명으로 만든 아마존. 하지만 1997년 5월 15일 나스닥 시장에 상장될 때만 해도 단순한 인터넷 서점에 불과했다.
아무도 시가총액이 6천억 달러(64조원)에 달하는 공룡 기업이 되리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
그러나 아마존은 20여 년간 유통의 판도를 바꿔놓은 온라인 업체로 성장했고 주
가는 640배가량 올랐다.
아마존은 페이스북, 넷플릭스, 구글 등 3개 기업과 함께 알파벳 첫 글자를 따 '팽'(FANG)으로 불린다. 이들 4개사는 나스닥의 스타 기업으로 세계 정보기술(IT) 업계를 좌지우지하고 있다.
나스닥 시장에는 '팽'이외에 마이크로소프트, 시스코 등 첨단기술로 무장해 신산업과 신경제를 이끌어온 기업이 한둘이 아니다.
이런 기업들이 나스닥을 발판으로 성장하자 나스닥은 전 세계 주식시장에서 기술주 시장(신시장)의 성공모델로 부러움을 사 왔다.
나스닥은 1971년 장외시장으로 출발해 2006년에야 정규 거래소 지위를 획득했지만 금세 뉴욕증권거래소(NYSE)를 위협하는 세계 2위의 주식시장이 됐다.
우리의 코스닥은 물론 일본 자스닥(JASDAQ), 중국의 차이넥스트(ChiNext) 등 신시장들이 나스닥을 지향하는 이유다. 그러나 영국, 독일 등 어느 나라의 신시장도 나스닥과는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이다.
당장 코스닥만 봐도 그렇다. 코스닥은 1999년 증권업협회가 IT 기술주 중심의 한국판 나스닥 시장을 추구하면서 만든 시장으로, 2005년부터는 한국거래소와 통합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개미지옥', '2부 시장' 등 오명이 따라다닌다.
물론 코스닥 시장이 2000년 전후 IT 붐을 이끌었다는 점에서 그동안 아예 성과를 내지 못했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IT 붐이 꺼지고서 코스닥은 시장의 불건전한 이미지가 커졌고 LG텔레콤, NHN, 하나투어[039130], 카카오[035720] 등 쟁쟁한 기업들은 코스피 시장으로 거처를 옮겼다.
올해도 코스닥 시총 1위 셀트리온[068270]이 코스피로 이전상장 절차를 밟고 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나스닥이 부러움을 사는 이유는 기술력이 있는 기업들이 시장 자금 조달로 성장해 새로운 산업을 키워낸 데 있다"며 "이런 점에서는 나스닥이 세계 유일의 성공모델"이라고 말했다.
ev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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