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스키 대표팀 20년 지도한 펠키 코치 "평창서 톱30 도전"

입력 2018-01-11 06:00  

미국 스키 대표팀 20년 지도한 펠키 코치 "평창서 톱30 도전"
조용제·가드너 코치와 함께 알파인 스피드 팀 지도
"시프린 요즘 잘하지만 평창서 2관왕 예상합니다"



(정선=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알파인 스키는 동계올림픽의 상징적인 이미지와 가장 잘 맞아떨어지는 종목이다.
새하얀 설원에서 선수가 날렵한 동작으로 눈보라를 일으키며 코스를 내려오는 장면은 사람들이 흔히 떠올리는 동계스포츠의 가장 전형적인 모습이기 때문이다.
알파인 스키 중에서도 활강과 같은 속도 경기는 최고 시속이 140㎞에 이를 정도로 빨라 보는 이들에게 짜릿함을 선사한다.
2월 개막하는 평창동계올림픽 알파인 스키 국가대표 스피드 팀은 한국과 미국 코치들이 힘을 모아 지도하고 있다.
조용제(44) 코치와 랜디 펠키(58) 코치, 조시 가드너(30) 코치 등 세 명으로 구성된 코칭스태프는 올해 평창에서 짜릿한 스피드뿐 아니라 한국 스키도 세계 무대에서 통할 수 있다는 희망까지 찾기 위해 노력 중이다.
강원도 정선 하이원리조트에서 열리고 있는 국제스키연맹(FIS) 극동컵 알파인 대회장에서 만난 이들은 이번 대회 목표를 "세계랭킹 500위 안에 최대한 많은 선수가 진입하도록 하고, 올림픽 본선에서는 30위 안에 드는 것"이라고 밝혔다.
올림픽 30위면 별것 아닌 것처럼 느껴지지만 펠키 코치는 "엄청난 도전"이라고 표현했다.
허승욱, 강민혁, 정동현으로 이어지는 한국 알파인 스키 계보에 해당하는 선수들의 주 종목은 기술 종목인 회전과 대회전이다.
체격과 파워에서 앞서는 서양 선수들이 특히 강세를 보이는 활강, 슈퍼대회전과 같은 스피드 종목에서 한국은 올림픽 본선 진출도 쉽지 않은 과제다.





2016년 6월부터 한국 대표팀을 지도하는 펠키 코치는 미국 대표팀에서 20년간 지도자로 일했다.
미국에서 10년간 주니어, 10년은 상비군 대표팀을 맡아 지도한 펠키 코치는 "한국에도 재능이 있는 어린 선수들이 많이 있다"며 "올림픽을 계기로 스키 환경도 좋아졌기 때문에 앞으로 장래가 밝다"고 평가했다.
그는 "올림픽 30위 진입이 쉽지 않은 과제지만 불가능할 것도 없다(Anything is possible)"고 자신했다.
장비 쪽을 주로 맡는 가드너 코치 역시 "우리가 처음 한국 대표팀을 맡았을 때만 하더라도 장비 업체들이 유럽, 북미 선수들에게 먼저 좋은 제품을 제공해주고 나서야 우리 차례가 왔다"며 "하지만 지금은 한국에 돌아가는 순서가 많이 앞당겨졌다"고 발전하는 한국 스키의 위상을 설명했다.
조용제 코치는 "2015년 봄에 평창올림픽을 대비한 스피드 팀이 처음 결성됐는데 그때는 저 혼자였다"며 "이 두 명이 가세하면서 영상 분석이나 외국팀과 교류 등에서 큰 도움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까지 불안정했던 한반도 정세에 관해 물어보자 펠키 코치는 "미국의 지인들이 빼놓지 않고 걱정하는 부분"이라며 "북한이 미사일을 쏘면 미국으로 쏠 테니까 여기가 더 안전하다고 답해준다"고 껄껄 웃었다.




펠키 코치에게 미국에서 지도자 생활을 할 때부터 알고 지낸 린지 본, 미케일라 시프린 등 '스키 여제'들의 올림픽 전망에 대해서도 물어봤다.
특히 시프린은 회전과 대회전 등 기술 종목이 강한 편이지만 최근 활강 월드컵에서도 우승하는 등 다관왕 후보로 거론되는 상황이다.
하지만 두 미국인 코치는 "금메달 2개 정도로 본다"고 냉정하게 평가했다.
펠키 코치는 "회전과 대회전에서 시프린이 강력한 우승 후보인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활강에서까지 우승하기는 쉽지 않다. 또 최근 상승세가 너무 좋기 때문에 올림픽까지 유지할 지도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가드너 코치도 "시프린은 금메달 2개를 포함해서 메달을 총 4개 딸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활강에서는 본이 우승을 바라볼 수 있지 않겠느냐"고 전망했다.
펠키 코치와 가드너 코치는 "한국에서 대한스키협회를 포함한 지도자와 선수들이 모두 따뜻하게 맞아줘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평창동계올림픽을 개최하는 한국 대표팀의 일원으로 올림픽에 나가게 돼 자랑스럽다"고 1개월 앞으로 다가온 올림픽에서 선전을 다짐했다.
emailid@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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