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아동수당 100% 지급 재추진"…정치권 "합의지켜야"(종합2보)

입력 2018-01-11 18:21   수정 2018-01-11 19:57

복지부 "아동수당 100% 지급 재추진"…정치권 "합의지켜야"(종합2보)
여당도 부정적 입장…입법과정서 논란 재점화할 듯
박능후 "2월 국회 통과 노력할 것…예산 걸림돌 안돼" 강행 의지

(서울=연합뉴스) 신재우 기자 =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아동수당은 어떻게 해서라도 도입 초기부터 0∼5세 아동을 가진 모든 가구에 다 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지난달 여야가 국회 예산안 협의 과정에서 아동수당 지급대상을 상위 10%를 뺀 90%만 주기로 합의한 지 한 달 만에 정부가 전 가구 지급이라는 원안을 재추진하겠다고 공식화한 셈이다.
하지만 박 장관의 발언이 알려진 이후 야당뿐만 아니라 여당에서도 "올바른 자세가 아니다"며 제동을 걸고 나와 정치권과의 협의가 순탄치만은 않을 전망이다.
박 장관은 10일 세종시에서 가진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소득 상위 10%에 아동수당을 안 주게 된 것이 너무 아쉽다"면서 "아동수당은 아직 법이 안 만들어졌으니 도입 초기부터 다 줄 수 있도록 다시 시도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학계와 국민 여론이 다 줘야 한다고 이야기하고 있고, 야당 의원들도 지금 생각해보니 지급대상에서 소득 상위 10%를 제외한 것은 잘못됐다고 말하는 분들이 많다"고 강조했다.
그는 "2월까지 법을 통과시키는 게 목표인데 그때 지급대상을 확대하면 된다"며 "예산 문제가 있지만 여야가 동의만 해주면 된다. 국회에서 잘 판단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아동수당은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핵심 공약으로 정부는 올해 7월부터 0∼5세 자녀가 있는 모든 가구에 월 10만원을 지급하려고 했으나, 작년 말 여야 예산안 협상에서 지급대상이 축소되고 시행 시기는 9월로 미뤄졌다.
현재 만 5세 이하 아동 253만명 가운데 25만3천명을 제외하겠다는 방안이 나오자 아동수당을 약속대로 보편적 복지제도로 만들어야 한다는 청원이 쇄도했고, 상위 10%를 가려내는데 들어갈 비용과 행정력에 대한 비난도 제기됐다.
올해 아동수당 예산은 정부 제출안에서 3천913억원이 감액된 7천96억원이 배정된 상태로 100% 지급을 목표로 하면 예산은 다시 늘어나야 한다.
박 장관은 이에 대해 "10%를 제외하려 하면 행정적 절차와 준비가 필요하지만 전체를 대상으로 하면 훨씬 쉽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국회에서 합의한 것을 임의로 정부에서 바꾼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절대로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또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도 "불가피하게 90%만 하는 것으로 합의됐으면 합의를 지키기는 것이 맞다"고 목소리를 냄에 따라 향후 아동수당 논의는 공전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다만,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일부 여당 의원들은 박 장관의 아동수당 100% 지급을 지지하는 분위기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 장관은 비급여 의료항목을 대거 급여화하는 내용의 '문재인 케어'와 관련해서는 "3천800여개의 비급여 항목을 심의할 의료보장심의관(국장급)을 2월에 신설하고 아래에 2개의 과를 둘 계획"이라고 밝혔다.
문재인 케어에 반발하는 의료계의 수가 인상 요구에 대해서는 "비급여를 급여화하면서 국민의 비용 부담을 줄이고, 역으로 급여화된 것 중 의료진이 보기에 수가가 낮은 것은 정상적으로 올려주는 게 기본 틀"이라고 설명했다.
박 장관은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에 따라 건강보험료가 예상 밖으로 인상될 가능성에 대해서는 다시한번 선을 그었다.
지난 10년간 보험료 평균 인상률인 3%를 유지하고 건강보험 적립금을 쓰면 30조6천억으로 충분히 가능하다는 게 현재까지 계산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의 일자리 관련 공약이지만 설립이 난항을 겪고 있는 사회서비스공단에 대해서는 "지방선거 전에 하면 선거에 이용될 수 있어 조용히 있다가 오해 없을 때, 진정성 담을 수 있을 때 추진할 생각"이라고 말해 연내 추진의지를 다졌다.
그는 "명칭은 사회서비스원 정도가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사회서비스공단 공약은 17개 광역자치단체에 공단을 설립해 처우가 열악한 보육교사, 요양보호사, 사회복지사 등을 직접 고용하고 사회서비스를 국가가 직접 제공한다는 것이었다.
올해 설립 목표지만 구체적인 법안이 아직 나오지 않았다. 정치권에 따르면, 제정안은 기관 이름을 '사회서비스진흥원'으로 하고, 진흥원이 신규 국공립시설이나 민간과 위탁계약이 만료된 국공립시설부터 운영하게 하되 어린이집 반발 등을 고려해 시설 흡수 범위는 광역지자체장 재량에 맡기는 내용을 담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박 장관은 "장애인은 시설에서 벗어나고 노숙자들은 사회로 돌아가고 돌봄 문제 때문에 요양병원에 장기 입원한 노인들은 마을로 돌아와야 한다"면서 "장기요양 테스크포스(TF)를 만들어 지역사회 돌봄 체계, 보건, 사회복지를 아우르는 정책을 설계해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withwit@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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