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천300개 기업 '급전(給電)' 참여
(서울=연합뉴스) 김영현 기자 = 전국에 몰아닥친 '최강 한파'로 난방 수요가 급증하면서 전력수요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정부는 치솟는 전력수요를 관리하기 위해 올해 처음으로 기업에 '수요감축 요청'(급전(給電) 지시)을 발령했다.
11일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최고전력수요(오전 10시부터 11시까지 순간 전력수요의 평균)는 8천560만㎾를 기록, 종전 역대 최고기록인 8천518만㎾(2016년 8월12일)를 넘어섰다.
다만, 이 시간 전력 공급예비율은 15.6%(공급예비력 1천340만㎾)로 안정적인 편이었다.
이날 서울 지역 체감온도가 영하 16∼17도까지 떨어지면서 전력수요는 출근 시간인 오전 9시가 되자 곧바로 8천500만㎾를 넘어섰다. 오전 10시30분께는 순간 전력수요가 8천570만㎾까지 올랐다.
오후에 전력 수요가 급증하는 한여름과 달리 겨울철에는 대개 오전 10~12시에 난방 수요가 집중된다. 출근한 이들이 일제히 난방기를 가동하기 때문이다.
전력 수요가 갑자기 몰리자 정부도 수요자원(DR, Demand Response) 시장 제도를 통해 전력 수요 관리에 나섰다.
이 제도에 따라 오전 9시15분부터 11시15분까지 두 시간 동안 수요감축 요청을 발령했다.
DR제도는 2014년 도입됐으며 이 제도에 참여한 기업은 전력사용 감축 등을 통해 아낀 전기를 전력시장에 판매하고 금전으로 보상받을 수 있다.
참여기업 수는 2014년 861개에서 현재 3천580개까지 늘었다. 이들이 감축할 수 있는 수요자원 총량은 427만㎾에 달한다.
수요감축 요청이 내려오면 각 기업은 상황에 따라 가능한 업체 위주로 미리 계약한 범위 내에서 절전에 참여한다.
11일에는 계약 기업 가운데 2천3000여곳이 요청에 응했다. 이를 통해 감축된 전력량은 150만㎾에 달한다.
정부는 12일에 기온이 더 떨어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하루 더 수요감축 요청을 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최근 들어 전력설비를 계속 늘리는 공급 위주의 정책에서 수요 관리 중심으로 전환하고 있다.
실제로 수요감축 요청은 2016년까지 총 3차례(2014년 12월 18일, 2016년 1월 28일과 8월 22일)에 불과했지만, 지난해부터 발령 횟수가 크게 늘었다.
지난해에는 7월 두 차례(12일, 21일), 12월 세 차례(13일, 14일, 20일) 등 5차례 이뤄졌다.
정부는 최근 공개한 8차 전력수급기본계획(2017~2031년)에서도 DR 시장을 '국민 DR'로 확대해 수요 관리 수단을 더 확보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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