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유아 사고 위험 큰 기저귀교환대…세균도 '득실'

입력 2018-01-11 12:00   수정 2018-01-11 14:13

영유아 사고 위험 큰 기저귀교환대…세균도 '득실'

한국소비자원, 다중이용시설 여자화장실 기저귀교환대 30개 조사

(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 기저귀교환대 중 상당수가 벨트·버클 불량으로 아이들이 떨어져 다칠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황색포도상구균을 포함한 세균이 다량 검출되는 등 위생상태도 불량했다.
한국소비자원은 지하철역사, 고속도로휴게소, 버스터미널, 백화점, 대형마트 등 수도권 다중이용시설 여자화장실에 설치된 접이식 기저귀교환대 30개를 실태조사했다고 11일 밝혔다.
조사 대상 기저귀교환대 30개 중 10개(33.3%)는 벨트·버클 불량상태였다. 벨트를 아예 채울 수 없었다.
안전벨트를 하지 않으면 기저귀교환대에서 아이가 떨어지기 쉽고 영유아의 경우 낙상사고를 당하면 머리가 먼저 떨어져 큰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소비자원이 최근 1년 이내에 기저귀교환대 이용경험이 있는 부모 5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했더니 중 347명(69.4%)이 '기저귀교환대에서 벨트를 착용하지 않으면 위험하다'고 답했다.



기저귀교환대 안전사고로 아이가 다친 경험이 있는 부모 32명 중 24명(75.0%)은 당시 아이에게 벨트를 채우지 않았다고 답했다.
위생상태도 엉망이었다.
교환대 30개 중 4개에서 대장균이, 7개에서는 황색포도상구균이 각각 검출됐다. 일반세균은 최대 3만8천640CFU/100㎠ 나왔다.

대장균은 사람·포유동물의 장내에 기생하는 세균으로, 음식물에서 확인되면 비위생적으로 제조·관리된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황색포도상구균은 감염 시 피부질환, 구토, 설사, 복통 등을 일으킬 수 있다.
교환대 매트에서 검출된 일반세균 평균값(4천52CFU/100㎠)은 화장실 손잡이(2천400CFU/100㎠)의 약 1.7배 수준이었다.
반면 일회용 위생시트가 비치된 곳은 조사대상 30개 중 한 군데도 없었고, 기저귀교환대를 닦을 수 있는 물티슈와 같은 세정 용품도 2곳에만 있었다. 3곳에는 기저귀를 버릴 수 있는 휴지통도 없었다.
소비자원은 "기저귀교환대 주 이용대상이 면역력이 약하고 무엇이든 물고 빠는 습성을 지닌 만 36개월 미만 영유아이기 때문에 기저귀교환대 위생 기준 마련 과 청소·소독 등 주기적인 위생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기저귀교환대 이용경험자 500명 중 432명(86.4%)이 교환대의 위생상태가 불량했다고 답했고 교환대가 설치돼 있어도 '더럽거나 더러울 거 같아서'(415명 중 363명, 87.5%) 이용을 꺼렸다고 응답했다.
기저귀교환대 자체도 부족했다.
기저귀교환대 이용경험자 497명 중 391명(78.7%)은 '영유아와 외출 시 기저귀교환대가 설치되지 않아 실제로 불편을 겪은 적이 있다'고 대답했다.
소비자원은 "현재 교통시설에만 기저귀교환대 설치가 의무화돼 있고 올해 하반기부터 공연장, 종합병원 등으로 확대될 예정이지만 앞으로 신축·증축하는 신규 시설만 적용되고 백화점·대형마트 등 다중이용시설은 의무화 대상에서 제외돼 있어 의무 설치 범위 확대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dyl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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