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말 공사 완료…전시·교육 프로그램 준비 안 돼
(구미·안동=연합뉴스) 박순기 기자 = 국·지방비 907억원을 들인 새마을운동 테마공원(이하 새마을공원)을 완공했지만 문을 열지 못하고 있다.
경북도는 지난해 말 구미시 상모사곡동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 옆 새마을공원 공사를 완료함에 따라 준공검사를 진행 중이라고 11일 밝혔다.
경북도와 구미시는 당초 작년 말에 하려다가 미룬 준공식을 오는 3∼5월에 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 25만㎡에 4개 건물
900억원이 넘는 돈을 들여 25만여㎡의 터에 지상 3층·지하 1층 주요 4개 건물(전체 건물은 35개)과 야외 테마촌을 지었으나 활용 방안을 찾지 못해 안절부절못하는 모양새다.
새마을공원은 이명박 정부 당시 새마을운동을 계승 발전하기 위한 교육·전시 장소로 활용하기 위해 추진했다.
4개 건물은 전시관, 전시관 부속동, 글로벌관(세계화 전시물품, 강의실, 대강당), 연수관(회의실, 사무실, 토의실)으로 국내외 연수생과 관람객에게 새마을운동 전시, 체험, 연수 등을 제공하기 위한 것이다.
예산을 결산한 결과 국비 293억원, 경북도비 170억원, 구미시비 444억원(용지매입비 275억원 포함) 등 907억원이 들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 왜 개관 못 하나
새마을공원을 개관하면 교육·체험·전시 프로그램을 가동해야 하지만 아직 프로그램은 물론 전시 콘텐츠 등을 전혀 준비하지 못했다.
문을 열더라도 연간 60억원에 이르는 운영비(인건비 포함)만 부담할 뿐이라서 개관 자체를 미루고 있다.
결론적으로 그 이유는 형식적으로는 준비 부족이나 내용상으로는 수익성이 없어서다.
현재 인테리어 작업과 조경 공사를 진행 중이지만 공사비를 받지 못한 업체의 불만도 높다.
경북도·구미시는 올해 예산 각각 5억원씩 모두 10억원을 편성해 건물·조경 관리와 경비용역을 할 계획이다. 건물을 다 지어놓고도 운영은 미룬 채 건물 관리만 하는 꼴이다.
운영하더라도 행사·전시는 어렵고 전국 새마을지도자를 교육하는 수준에 그칠 공산이 크다.
보수 정부 때 한국 발전의 원동력인 새마을운동을 체험하고 전시하는 시설이 필요하다며 추진됐다가 진보 정부에서 매력을 잃어 추진 동력을 잃은 게 근본적인 원인이라는 시각도 있다.
◇ 대책은 있나
구미시는 12일 새마을공원에 태스크포스 5명을 인사 발령한다. 경북도도 공무원 3∼5명을 조만간 파견한다. 이들이 앞으로 새마을공원 운영 계획을 마련할 예정이다.
올해까지는 파견 공무원들이 준비하는 과정이라서 예산 10억원으로 해결할 수 있다. 그러나 새마을공원 운영비 용역 결과에서 연간 60억원이 필요하다고 나와 내년부터 운영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경북도·구미시는 도시공원인 새마을공원을 문화시설로 바꿔 운영비를 절반씩 부담하기로 했다. 관련 법상 도시공원은 기초자치단체가 운영해야 해서 문화시설로 변경한 뒤 광역자치단체인 경북도가 공동운영비를 부담하기 위한 방안이다.
용도 변경도 올 연말까지 추진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가능한 한 개관과 운영을 늦춰 법인에 위탁하기 위한 것이다.
경북도·구미시는 새마을세계화재단과 새마을운동중앙회를 유치해 운영권을 넘기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지만, 아직 뾰족한 답이 나오지 않고 있다. 새마을세계화재단(구미시 진미동)은 경북도와 19개 시·군이 1억5천만원씩 출연해 만든 경북 자치단체 출연기관이다.
이묵 구미시 부시장은 "경북도가 새마을운동 종주 도라는 위치에서 새마을공원을 조성했지만 운영이 쉽지 않다"며 "새마을공원 운영·체험·전시 콘텐츠를 확보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parks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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