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다녀온 러 전문가 "북한, 미국의 전쟁준비 두려워해"

입력 2018-01-11 16:06  

평양 다녀온 러 전문가 "북한, 미국의 전쟁준비 두려워해"
"북 당국자들, 남북의 전쟁위기 인식차에 놀라…핵무기는 정권 보장용"
북 관리들, 미국과 핵균형 고수하며 "우리 병사들은 군화 신고 잔다"

(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 북한 당국자들이 미국의 대북 전쟁 태세를 두려워하고 있다고 미국의 북한 전문 매체 38노스가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한반도 전문가인 알렉산드르 보론초프 러시아 과학아카데미 동방학연구소 교수는 지난해 11월 중순 평양을 방문해 북한의 외교 관리들과 미국과 북한 간의 전쟁 가능성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며 38노스에 이 같은 북한 내 기류를 전했다.
보론초프 교수는 북한 외무성 산하 군축 및 평화연구소 전문가들과의 대화에서 이들이 미국과의 전쟁을 매우 진지하게 고민한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들은 미국과의 전쟁을 "언제 일어날지의 문제만 남은" 당연한 수순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북한을 지척에 두고 미국이 실시하는 정기적·비정기적 군사훈련과 관련해 그 규모만 커진 것이 아니라 대규모 충돌에 대비해 미국이 특정한 작전상 목표를 달성하고자 근본적으로 새로운 요소를 도입했다고 주장했다.
이는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 직후 미국이 한반도 인근에 항공모함을 파견하고 한국, 일본 등과 합동 훈련을 한 것을 가리킨 발언으로 추정된다.



북한 관리들은 이처럼 한반도 긴장 관계가 일촉즉발인 상황임에도 한국에서는 다르게 인식하는 것 같다며 양국 간 인식 차에도 놀라움을 표했다고 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 정책 기조를 고려할 때 미국은 북한과 대규모 군사 충돌로 인해 끔찍한 인명 피해가 발생하는 상황도 충분히 감내할 것 같은데 한국 국민은 트럼프 대통령이 전쟁을 일으킬 리 없으며 현재의 위기 분위기나 호전적인 수사, 긴장 고조를 일종의 연출로 여긴다는 점에서다.
북한 관리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대한 선제공격에 나설 가능성이 날로 커지는 현실을 한국인들이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며 북한은 이런 환상에 사로잡혀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고 보론초프 교수는 전했다.



그럼에도 미국과 핵 균형을 이루겠다는 북한의 목표는 여전히 견고하다고도 밝혔다.
또 전쟁 발발 가능성이 두렵기는 하나 피하지는 않겠다며 "우리 병사들은 군화를 벗고 잠을 잔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미 정보당국은 북한이 남북대화와 관계없이 무기 개발을 지속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남북대화를 통해 희망 섞인 기대가 커지고 있지만, 북한의 무기 프로그램에는 아직 변화는 없다는 것이다.
기밀 정보를 분석하는 미 관리들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미국이 자신을 제거하려 하기 때문에 이를 막으려면 핵무기를 개발해야 한다고 믿는다고 지적했다.
보론초프 교수가 만난 북한 관리들도 북한이 미국과의 '핵 균형' 달성을 이루려는 이유는 미국 본토 공격을 위해서가 아니라고 항변했다.
이들은 '북한이 미국 본토를 사정권에 두는 핵무기를 개발했다고 해도 북한 파괴를 자초할 수 있는 무기를 왜 쏘겠느냐'며 핵무기 개발이 북한 정권의 생존 보장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lucid@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