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러시아 캅카스 지역의 체첸 자치공화국이 현지 인권운동가를 마약 소지 혐의로 체포한 데 대해 국제사회가 석방을 촉구하고 나섰다.
인테르팍스 통신 등에 따르면 체첸 경찰은 지난 9일(현지시간) 공화국 수도 그로즈니 인근에서 러시아의 대표적 인권단체 '메모리알' 체첸 지부 대표 오유브 티티예프를 체포했다.
경찰은 불심검문 도중 티티예프의 자동차에서 180g의 마리화나가 발견됐다고 체포 이유를 설명했다.
경찰은 발견된 마리화나가 자기 것이 아니라는 티티예프의 주장에도 그를 마약 소지 혐의로 형사입건했다.
티티예프가 이끄는 메모리알은 체첸 당국의 반체제 인사 및 동성애자 탄압 등을 조사·고발하는 활동으로 당국의 감시를 받아왔다.
인권운동가들은 당국이 티티예프를 수감하기 위해 마약 사건을 조작한 것이란 주장을 펴고 있다.
서방도 티티예프 석방을 촉구하고 나섰다.
헤더 노어트 미 국무부 대변인은 10일 성명을 통해 "오유브 체포 소식을 우려하고 있다"면서 즉각 석방을 요구했다.
닐 무이지니엑스 유럽평의회 인권담당관도 "러시아 연방 및 지역 정부가 티티예프의 즉각 석방과 보호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독일 외무부도 "티티예프에게 혐의가 있다면 그에게 법치 국가 틀 안에서 해명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친(親)크렘린계 인사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게 충성하는 체첸 공화국 수장 람잔 카디로프(41)는 각종 인권 침해로 미국의 제재 대상자 명단에 올라있다.
지난 2007년부터 10년 이상 체첸을 철권통치해 오고 있는 카디로프는 2014년 살해당한 러시아 유력 야권 지도자 보리스 넴초프 피살 사건의 배후라는 의혹을 받은 것을 비롯해 다수의 인권탄압 문제로 비난을 받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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