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 44.7㎝·성산 22.5㎝ 적설…해안지역 영하 2.3∼영하 3.6도
(제주=연합뉴스) 변지철 기자 = 12일 제주 섬 전체가 이틀째 얼어붙었다.
2년 전 불어닥친 '폭설 대란'을 방불케 하는 한파로 한라산에는 40㎝ 넘게 눈이 쌓여 나흘째 입산이 통제됐고, 하늘길과 바닷길·출퇴근길 모두 차질을 빚고 있다.
제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 현재 지점별 적설량은 한라산 어리목(해발 965m) 44.7㎝, 성산 22.5㎝, 유수암 15.0㎝, 아라 16.2㎝, 서귀포 4.5㎝, 추자도 4.4㎝, 제주 6.5㎝ 등이다.
기온은 같은 시각 현재 윗세오름 영하 14.7도, 성판악 영하 8.8도, 성산 영하 3.6도, 서귀포 영하 2.9도, 제주 영하 2.3도, 고산 영하 2.4도를 기록하는 등 섬 전체가 영하권으로 떨어졌다.
제주 산간에는 대설경보가 발효돼 한라산 입산은 9∼12일 나흘째 전면 통제된 상태다.
해안에도 많은 눈이 내리면서 제주도 육상 전역에 대설주의보가 내려졌으며, 제주도 동부지역에는 전날 10시를 기해 한 단계 높은 대설경보로 대치됐다.
제주국제공항에는 윈드시어(난기류)·강풍·저시정 특보가 발효돼 항공편 운항에 차질이 빚어져 관광객과 도민이 불편을 큰 겪고 있다.
전날 강한 바람과 폭설로 항공기 운항 중단과 재개를 반복하면서 자정까지 출·도착 기준 항공편 220편이 결항했고 14편이 회항했다. 163편은 지연 운항했다.
이 때문에 공항 운영을 멈춘 12일 오전 1시 30분 이후에도 2천500명이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여객터미널에 남아 새우잠을 잤다.
제주도와 한국공항공사 제주본부 등은 체류객 지원 매뉴얼을 '경계'에서 '심각' 단계로 격상, 매트리스·모포 2천700세트, 생수 7천500개 등을 지원했다.
바닷길도 높은 파도와 강풍으로 인해 여객선과 어선 운항이 일부 통제됐다.
제주 앞바다에 내려진 풍랑특보로 인해 소규모 어선 등은 모두 출항하지 못하고 있으며, 전날 풍랑경보가 풍랑주의보로 대치되면서 제주와 목포·여수·완도를 잇는 대형 여객선 일부가 부분 운항하고 있다.
도로의 상황도 여의치 않다.
일부 중산간 도로는 전날부터 이어진 제설작업에도 불구하고 많은 눈이 내리면서 통제가 이어지고 있다.
오전 5시 30분 현재 1100도로 축산단지∼1100고지 구간과 516도로 제주의료원∼양마초소 구간, 제1산록도로, 제2산록도로는 대·소형 차량 모두 운행이 통제됐다. 비자림로 대천동 교차로∼516교래입구 구간과 서성로·명림로 전 구간은 소형 차량은 운행할 수 없고 대형 차량은 월동장구를 갖춰야 운행할 수 있다.
번영로·평화로· 한창로·남조로·첨단로 등은 대·소형 차량 모두 월동장구를 갖춰야 한다.
눈길에 크고 작은 사고와 안전조치도 잇따랐다.
전날 오전 10시 29분께 제주시 한경면체육관 사거리에서 가스 운반 트럭과 활어 운반 트럭이 부딪쳐 활어 운반 트럭 운전자 현모(56)씨가 사망하는 등 크고작은 사고 20여 건이 발생했다.
기상청은 12일 낮까지 제주 산지에 5∼15㎝, 그 밖의 지역 1∼5㎝의 눈이 더 내리겠다고 예보했다.
제주도 재난안전대책본부와 기상청은 "많은 눈으로 제주 전역의 도로가 얼어붙었다"며 "출근 시간대에는 가급적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차량 운행 시에는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 "적설과 높은 파고로 항공기와 여객선 운항에 차질이 있을 것으로 예상하니 이용객들은 사전에 운항정보를 확인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bj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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