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들 자구책 먹혀…"진출 다양화·세분화에다 학과개편도"
(창원=연합뉴스) 김선경 기자 = 조선업 불황이 이어지고 있지만 경남지역 조선 관련 마이스터고 올해 신입생 모집 경쟁률은 지난해보다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선분야 인력 육성을 위한 마이스터고(전문계 특성화고)인 거제시 거제공고와 사천시 삼천포공고는 오는 3월 입학할 신입생 모집 원서 접수를 지난해 마무리했다.
조선기계과와 조선전기과를 둔 거제공고에는 160명 모집에 233명이 지원, 경쟁률은 1.46대 1이었다.
거제공고가 마이스터고로 전환한 2010년 이후 최저를 기록한 지난해 경쟁률 1.04대 1보다 소폭 반등한 것이다.
이 학교 신입생 모집 경쟁률은 2010년 3.56대 1로 가장 높았다가 2011년 1.86대 1, 2012년에는 2.18대 1을 기록한 바 있다. 이후에는 줄곧 1.4대 1 안팎을 유지해왔다.
지난해 역대 최저 경쟁률 1.11대 1을 기록한 삼천포공고(조선산업과·항공산업과·항공전기과)에서도 경쟁률은 소폭 상승했다.
올해 과 통합 전형으로 100명을 뽑는 삼천포공고에는 138명이 지원했다. 경쟁률은 1.38대 1이다.
마이스터고로 전환한 2010년 경쟁률은 3.06대 1, 2011년 2.21대 1, 2012년 2.34대 1, 2013년 2.86대 1, 2014년 2.47대 1이었다.
이후 조선 불황이 심화되던 2015년에는 1.54대 1, 2016년 1.61대 1을 보였다.
조선업 불황이 장기화하고 있음에도 관련 인력을 양성하는 마이스터고 경쟁률이 올해 역대 최저를 벗어난 것은 학교가 업계 사정을 감안해 자구책 마련에 나선 덕분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거제공고는 조선분야 취업시장 회복이 워낙 더디지만 '졸업 뒤 취업'을 우선으로 하는 마이스터고에 대한 학생과 학부모의 기대 수요는 여전히 있다고 보고 타 분야로 취업을 적극 지원했다.
실제 학교에서는 조선 전공을 기본 교과과정으로 운영하되 방과후 학습 등 시간에는 학생 진로 계획을 고려한 맞춤형 지원을 실시했다.
삼성전자나 한국수력원자력 등 취업 공고가 뜨면 관련 자격증 취득 등을 도와주는 방식으로 운영했다.
실제 지난해 학생 수십명이 삼성전자에 취업하기도 했다고 학교 측은 설명했다.
거제공고 한 관계자는 14일 "학생들이 기계와 전기를 배우기 때문에 비 조선분야인 기계설비나 발전 등에도 기술 적용이 가능하다"며 "지금 조선업계는 사실상 취업이 힘들기 때문에 다른 분야 취업을 지원해왔고, 앞으로도 이런 점을 입학 예정 학생들에게 적극 알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삼천포공고는 올해 학과 개편을 추진한 점이 지원율 상승에 도움을 준 것으로 판단했다.
기존에는 조선산업과와 항공산업과를 각각 세 학급·두 학급 운영했지만 올해부터는 조선산업과를 한 학급 줄였다. 대신 항공분야 학과인 항공전기과를 한 학급 신설했다.
삼천포공고 측은 "조선 불황이 지속되다보니 학생들이 현재는 조선 관련 학과를 덜 희망하는 게 사실"이라며 "산업현장 수요와 학생들 필요에 따라 학과를 개편해 경쟁률 하락에 대처했다"고 밝혔다.
도교육청 창의인재과는 "거제공고는 조선에서 전기·설비로, 삼천포공고의 경우 조선에서 항공으로 다양화를 꾀하고 있다"며 "학생들이 여러 분야로 진출할 수 있도록 산업을 세분화해 꾸준히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ks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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