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안·산청·함양이 주산지…경남서 연간소득만 820억
(함안=연합뉴스) 박정헌 기자 = 겨울철 긴 농한기, 경남지역 농촌과 산촌 곳곳에서 곶감 출하가 한창이다.
곶감은 꼬챙이에 꽂아 말린 감이라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함안, 산청 등 경남의 대표적 곶감 주산지에선 12월이 되면 주렁주렁 매달린 곶감이 주홍빛 물결을 이룬다.
특히 경남 곶감은 특유의 식감과 뛰어난 맛 덕분에 '임금 진상품'으로 유명하다.
곶감은 지역마다 품종이 다른데 함안의 경우 고유 품종인 수시(水枾)로 만든다.
이 품종은 씨가 작고 당도가 높으며 부드럽고 차진 육질에 선명한 색이 특징이다.
뛰어난 맛과 높은 품질 덕분에 조선시대 숙종 때부터 궁중 진상품으로 오를 정도였다.
함안에서는 현재 480여 농가가 286㏊ 면적에서 매년 곶감 약 2400t을 생산하고 있다.
상품은 전국 백화점이나 대형 마트 등에 납품, 매년 110억원에 달하는 소득을 올리고 있다.
이들 농가에서는 매년 10월 말부터 감을 수확해 선별작업을 한 뒤 타래에 매달아 차가운 바람과 햇볕에 40일 동안 자연 건조한다.
이렇게 농부의 부지런한 손길을 거치고 당도와 빛깔을 더하면 말랑하고 쫄깃한 명품이 완성된다.
함안군은 오는 18일부터 나흘 동안 서울 청계광장에서 함안곶감 홍보와 판로개척을 위한 축제를 연다.
축제 기간에는 곶감 직거래장터를 마련하고 치즈 곶감말이떡 만들기, 감 껍질 길게 깎기 등 다채로운 행사도 마련해 함안곶감의 인지도를 높일 계획이다.
경남 산청·함양군도 최근 곶감 초매식을 열고 본격 곶감 판매에 들어갔다.
산청군은 1천300여 곶감 생산농가가 30여만 접의 곶감을 생산, 매년 소득 약 350억원을 올리고 있다.
산청 곶감은 지리산 기슭의 청명한 공기와 맑은 물의 영향으로 당도가 높고 육질이 부드럽고 씨가 작아 식감이 좋다.
올해 산청 곶감은 차가운 날씨와 낮은 습도로 예년보다 품질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2010년 당시 이재근 산청군수가 영국 왕실과 친분이 있는 지인을 통해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에게 선물한 바 있다.
당시 영국 왕실은 '여왕이 산청 곶감의 오랜 전통에 흥미를 갖는 등 깊은 관심을 표했고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는 내용의 서한문을 보낸 바 있다.
함양군은 770여 곶감 생산농가에서 곶감 30만접을 생산, 매년 소득 약 300억원을 올리고 있다.
함양곶감은 일반 감보다 크기가 작고 씨가 없으며 단맛이 유명한 고종시를 사용, 곶감 품질이 우수한 것으로 유명하다.
'홍길동전'으로 유명한 조선시대 허균이 자신이 집필한 음식평론책인 '도문대작'에서 "지리산 오시가 곶감 만드는 데 좋다"고 평했을 정도로 함양곶감도 예로부터 명성이 자자했다.
함양 곶감은 생김새가 까마귀 머리처럼 뾰족한 삼각형 형태에 색도 까마귀 몸통처럼 검붉어서 옛날부터 오시(烏枾)로 불렸으나 고종황제가 함양곶감을 먹어보고 그 맛에 감탄했다는 이야기가 알려진 뒤에는 고종시로 불리기 시작했다.
경남농협에 따르면 경남에서는 이들 3개 군 외에 김해, 밀양 등 7개 시·군에서도 매년 62t가량 곶감을 생산해 매년 소득 약 60억원을 올리고 있다.
곶감을 주력으로 생산하는 함안, 산청, 함양까지 포함하면 경남지역에서 매년 곶감 생산으로 올리는 소득은 820억원에 달한다.
경남농협 관계자는 "해외 판로개척이 경남 곶감산업 발전을 위한 과제로 남아있다"며 "곶감은 수출 시 벌레가 잘 생겨 해외에서 반응이 썩 좋지 못한데 이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home1223@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