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 = 중국 대학가에서 두 번째 '미투'(MeToo·나도 당했다) 캠페인 동참자가 나왔다.
13일 중국청년보에 따르면 베이항(北航)대학 교수 천샤오우(陳小武·46)의 제자 성폭행 사실이 폭로된 데 이어 한 여성 네티즌이 베이징 대외경제무역대학의 쉐(薛)모 교수로부터 성추행을 당한 사실을 고발했다.
자신을 베이징의 한 여대생이라고 소개한 이 네티즌은 중국의 유명 토론사이트인 즈후(知乎)에 자신이 과거 쉐 교수로부터 음란한 짓을 당했으며 그 후로도 쉐 교수가 지속적으로 성추행을 자행해왔다고 주장했다.
이 네티즌은 최근 중국의 첫 성폭력 폭로를 보고 용기를 내 쉐 교수에 대한 미투 고발을 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는 성폭행 피해 고발 운동인 미투 캠페인의 중국 내 두 번째 동참자인 셈이다.
이 네티즌의 폭로에 따르면 지난 2015년 겨울 웨이신(微信·위챗)을 통해 쉐 교수와 친구가 된 뒤 2016년 초 마스크를 선물해준다는 이유로 기숙사로 데리고 가 '남성의 욕망'을 운운하며 성폭행하려 했다.
당시 자신에게 키스하려던 쉐 교수에게 큰소리를 치며 제지했으나 쉐 교수는 자신의 옷을 찢고 입을 막으며 성추행했다. 그 후로도 자신에게 노골적인 문자 메시지와 음란 사진 발송을 멈추지 않았다는 게 이 네티즌의 주장이다.
대외경제무역대학 측은 태스크포스를 꾸려 진위 여부 확인에 나섰다. 쉐 교수는 현재 해외 학술토론회 참석을 위해 출국한 상태이며 대학 측은 그가 귀국하는 대로 조사를 벌일 계획이다.
이 대학 주변에서는 쉐 교수가 이전에도 비슷한 전력이 있었으며 한때 미성년 여성과 성관계를 가진 적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는 소문이 흘러나오고 있다.
이달 초 뤄첸첸으로부터 첫 미투 폭로를 받은 베이항대 천샤오우 교수는 대학으로부터 직무 정지, 교사자격 취소 처분을 받은 상태다.
현재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일하고 있는 뤄첸첸은 12년 전 베이항대에서 박사학위 과정을 밟을 때 지도 교수였던 천샤오우로부터 성폭행당한 사실을 웨이보에 폭로하고 다른 피해자 7명의 증언을 녹음해 대학 감찰처에도 고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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