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롬비아 민족해방군, 평화협상 중단되자 납치 재개

입력 2018-01-15 02:36  

콜롬비아 민족해방군, 평화협상 중단되자 납치 재개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콜롬비아 최후 반군인 민족해방군(ELN)이 임시 정전협정이 만료되고 정부와의 평화협상이 중단된 가운데 납치를 재개했다고 엘 티엠포 등 현지언론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현지 경찰에 따르면 석유업체에 근무하는 기술자인 라파엘 안드레스 리안(41)이 전날 베네수엘라 국경과 가까운 사라베나에 있는 사무실에서 무장 괴한들에게 납치됐다.
복면을 쓴 채 권총을 들고 납치를 자행한 2명의 괴한은 자신들이 ELN 대원이라고 주장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납치는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의 콜롬비아 수도 보고타 방문을 앞두고 발생했다.
정부와 ELN의 평화협상을 지지하는 구테흐스 총장은 전날 오후 후안 마누엘 산토스 대통령과 옛 콜롬비아무장혁명군(FARC)의 평화협정 이행상황을 관리하는 유엔 파견단을 만났다.
산토스 대통령은 임시정전 기간이 만료된 지난 10일 ELN이 정부군과 정유시설에 대한 공격을 재개하자 에콰도르 수도 키토에서 열릴 예정이던 평화협상을 전격 중단했다.
앞서 양측은 반세기 넘게 이어져 온 내전을 종식하기 위해 작년 2월부터 평화협상을 시작했고, 같은 해 9월 교황의 콜롬비아 방문을 앞두고 101일간의 임시정전에 사상 처음으로 합의한 바 있다.
베네수엘라와 접경지대인 콜롬비아 동부와 북부 오지 지역을 거점으로 한 ELN은 FARC가 결성된 1964년 쿠바 사회주의 혁명에 자극받은 급진 가톨릭 신자를 중심으로 조직된 제2 반군 세력이다.
현재 1천500∼2천 명의 조직원이 남아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ELN은 최대 반군이었던 FARC가 2016년 11월 정부와 평화협정을 체결하고 정치세력으로 거듭남에 따라 최후의 반군 조직이 됐다. ELN은 운영자금을 마련하고 정부와의 협상력을 높이려고 종종 납치를 해왔다.
penpia21@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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