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추자도 현지에 20억원 투입해 내년 사업 완료
(제주=연합뉴스) 김호천 기자 = 조선 시대 천주교 순교자 황사영의 아들 황경한이 묻힌 제주 추자도 묘역이 관광자원으로 조성된다.
제주도는 천주교 111번째 성지순례지인 제주시 추자도에 있는 '황경한의 묘'를 자연생태 휴양공원으로 조성해 관광객 유치와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한다고 15일 밝혔다.
추자도 주민자치위원회 등 자생단체가 중심이 돼 섬이 가진 특색자원을 활용한 테마형 휴양공원으로 조성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돼 사업을 추진하게 됐다.
올해 섬 특성에 적합한 친환경적인 개발과 성지순례자와 방문객 감성에 맞는 자연생태 경관 모델로 개발하는 설계 용역을 시행한다.
내년에는 자연생태공원, 휴식공간 쉼터, 해안 마리나 시설, 해안 산책 탐방로, 체험 어장, 휴양 편익시설, 야간 조명시설, 웰빙 먹거리 장터 등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전체 사업비는 약 20억원이다.
황경한은 조선 순조 때 천주교 박해사건인 신유사옥 때 백서를 작성한 황사영 알렉시오와 정난주 마리아 사이에 태어났다.
황사영은 1790년 약관 16세 나이로 사마시에 진사로 급제한 인재로서 당시 명문가문인 정약용의 맏형 정약현의 딸 정난주와 결혼했으나 신유사옥 때 핵심 주모자도 지목돼 1801년 11월 5일 대역부도 죄를 저지른 중죄인으로 분류돼 순교했다.
정난주는 제주 대정현의 관노로 유배되던 중 당시 2살이던 아들 황경한을 추자도 예초리 해안가에 내려두고 떠났고, 예초리 주민 오씨 부인이 울고 있는 아이를 데려다 키웠다.
정난주는 제주에서 관노로 37년간 인욕의 세월을 살면서 늘 아들을 그리워하다 1838년 세상을 떠났으며, 아들은 자신의 내력을 알고 난 후 항상 어머니를 그리워하며 제주에서 고깃배가 들어오면 어머니의 안부를 물어봤다고 전해진다.
황경한의 묘는 추자면 예초리 남쪽 신대산에 있다. 그 아래쪽 해안에는 눈물의 십자가와 아기상이 설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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