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기업 수십곳 북한과 합작관계 유지…대북제재에 구멍"

입력 2018-01-15 17:01  

"세계 기업 수십곳 북한과 합작관계 유지…대북제재에 구멍"


(서울=연합뉴스) 김아람 기자 = 지난주까지 북한과의 합작 투자를 종료했어야 하는 세계 기업 수십 곳이 계속 북한과 합작한 회사를 운영 중이라고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는 전문가들을 인용해 불투명한 경영으로 북한과의 연결고리를 숨기는 기업들이 북한에 상당한 수입을 가져다주면서 대북제재 효과를 희석한다고 전했다.
WSJ에 따르면 최근 몇 달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와 미국 정부는 북한과의 합작 투자를 금지하는 등 대북제재 강화에 박차를 가했으나 구멍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유엔과 미국 정부는 아직 합작 투자 금지 조항을 위반한 기업을 발표하지 않았지만, 중국·말레이시아·싱가포르·홍콩 등지의 회사들과 북한의 연계에 우려한다고 WSJ는 전했다.
미국 정부 보고서에 따르면 수십억 달러에 이르는 국제 담배 밀수액에서 북한이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등 일부 합작 회사들이 북한에 막대한 수익을 주고 있다.

북한과 합작투자 관계를 유지하는 대표적인 기업으로는 이집트 통신회사 '오라스콤 미디어 앤드 테크놀로지'가 꼽힌다.
오라스콤 재무제표에 따르면 이 회사는 북한 국영 우편통신 회사와의 휴대전화 합작 회사 지분 75%를 보유하고 있다. 또 폐쇄를 발표한 북한 내 금융 자회사 오라뱅크 지분도 여전히 갖고 있다.
태국의 전선·케이블 회사 '차룽'도 북한 우편통신 회사와 맺은 2건의 합작 투자 형태로 북한과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북한의 재정 운용 사정을 아는 미국 관리들과 고위급 탈북자들은 북한이 벌어들이는 돈 대부분이 북한 정권의 금고로 바로 보내져 핵무기 개발 등에 쓰인다고 증언해왔다.
제재 관련 위험 조사업체 카론을 이끄는 전직 미 재무부 관리 벤 데이비스는 "국제사회 제재 강화에 따른 고립 심화에도 북한 경제는 계속 작동한다"고 말했다.
ric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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