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로비=연합뉴스) 우만권 통신원 = 소말리아 이슬람 무장단체 100여 명이 국경을 넘어 케냐 마을에 난입해 주민들을 모아놓고 이슬람 교리를 설교하고 돌아갔다.
지난 14일(현지시간) 오전 6시 반경 케냐 동부 해안지대인 라무 카운티의 이샤카니 지역에 중무장한 알샤바브 대원들이 들이닥쳐 주민들을 모아 놓고 한 시간 가량 이슬람 교리를 전파했다고 한 주민의 전언을 인용해 현지 일간 데일리 네이션이 15일 보도했다.
이 주민은 또 설교자들이 주민들에게 정부 보안기관에 협조하지 말라고 경고하고 경찰과 군용 차량에 탑승해 이동하지 말 것을 주문했다고 전했다.
그는 "AK-47 소총으로 무장한 채 전투복을 착용하고 복면을 쓴 괴한들이 오전 6시 30분 경 마을에 당도하고 나서 이들 중 9명이 집집이 다니며 주민들을 밖으로 나오라고 명령했다. 나머지 대원들은 마을 주위와 인근 숲 속에 보초를 서고 있었다"라고 덧붙였다.
이 주민은 또 "9명이 우리를 한곳에 모아놓고 설교를 진행했다. 그들은 우리에게 자신들이 왔다는 사실을 정부에 알리지 말라고 명령했다"라고 전했다.
또 다른 주민은 이들 반군이 마을에 난입하기 전 지역 경찰서를 침입해 케냐 국기와 경찰 깃발을 내리고 반군 깃발을 내걸었다고 증언했다.
해당 경찰서는 반군 공격 당시 비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라무 카운티의 길버트 키티요 행정관은 이날 반군이 철수하고서 300명의 주민이 거주하는 이샤카니 마을은 모든 주민이 5Km 떨어져 있는 키웅가 타운으로 피신했으며 현장에는 군 병력이 배치됐다고 밝혔다.
행정관은 "60명~100명에 이르는 알샤바브 요원이 마을에 들이닥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우리는 특공대를 현지에 파견해 이들의 뒤를 쫓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이번 사건은 라무에서 인근 몸바사 항구로 이어지는 도로에서 승객들을 태운 버스를 호위하던 경찰 차량이 무장괴한의 공격을 받아 여성 1명이 사망하고 5명의 경관이 다친 지 하루 만에 발생한 것이다.
앞서 케냐에서는 지난 2014년과 2015년에도 라무 카운티의 판당구아 마을과 바수바 마을에 각각 60여 명과 80여 명의 알샤바브 대원이 들이닥쳐 주민들에게 수 시간 동안 설교를 하고 정부에 협조하지 말라고 경고하고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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