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회에서 역대 tvN 예능 최고 시청률 14.8%…판타지 자극하며 인기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또다시 '마법'이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2회 만에 tvN 역대 예능 최고 기록(14.8%)을 갈아치웠으니 마법의 전파 속도가 5G급이다.
특히 해외여행에 관심이 많은 젊은층이 목소리 높여 열광하고 있다. 당장이라도 짐을 싸서 화면 속 그곳으로 달려가고 싶다는 바람이 인터넷에서 뭉게뭉게 피어난다.
tvN '윤식당'의 마법이 또다시 통했다. 지난해 인도네시아 롬복(길리 섬)을 찍고서 이번에는 스페인 테네리페 섬에 식당을 연 '윤식당2'에 시청자가 홀렸다. 남녀노소가 이 프로그램을 보는 동안만큼은 현실의 스트레스에서 잠시나마 탈출이다. 이쯤되면 마법의 식당이다.
◇ 키워드는 '힐링'…"내가 여행을 간 느낌"
키워드는 '힐링'이다. '닥치고' 호평이 쏟아진다. 세상만사에 날을 세우던 태도는 싹 사라지고, '윤식당2'를 보는 시간만큼은 이완된 채 아늑한 휴식을 취하고 싶다는 댓글들이 모이고 모인다.
"윤식당 보고 있으면 행복해집니다"(네이버 아이디 '안젤라'), "윤식당 보면 뭔가 힐링되는 느낌"('dndjdjs'), "뭔가 인간미가 넘치는 예능 같음. 친환경 무공해 같은"('jms5****'), "힐링이 되는 프로그램. 내가 여행을 간 느낌"('kims****') '보여주기 위한 힐링이 아닌 자연스런 힐링"('wsst****') 등의 반응이 이어진다.
이렇게 다들 외치는 '힐링'의 뒤에는 제작진의 철저한 준비가 있다. 한국 시청자들의 눈을 호강시키고, 피곤했던 마음을 풀어줄 만큼 아름다운 풍광을 찾아야 하고, 그러한 풍광을 배경 삼은 아주 예쁜 식당을 지어야 한다. 누구나 다 아는 풍경은 안된다. 인도네시아 발리를 '누구나' 안다면, 발리 옆에 있는 롬복 섬 중에서도 길리 섬을 택하고, 스페인에서는 많은 유명 도시를 제치고 한국인에게는 생소한 테네리페 섬을 선택한 것이 주효했다.
제작진은 자연의 아름다움과 현지의 멋을 최대한 살려낸 촬영과 편집으로 시청자가 '윤식당' 멤버들과 함께 여행을 떠난 느낌을 준다. 비록 식당 영업이라는 미션이 주어졌지만, '윤식당' 멤버들 역시 촬영지가 스페인이라고 했을 때 환호했듯 출연진에게도 '윤식당'은 특별한 여행인 것이다. 1편이 눈부시게 아름다운 해변의 식당으로 시청자를 유혹했다면, 2편은 유럽의 오래된 작은 마을이 주는 운치와 깊은 맛으로 매료시키고 있다.
"눈물나도록 예쁜 정경들. 일주일 받은 스트레스 윤식당 보며 해소함"('jude****'), "조용조용하지만 사람 사는 맛도 품어주고 있고, 풍경들이 매우 아기자기하고 예쁨"('kosh****') 등 대리만족과 마음의 평화를 인증하는 목소리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나온다.
이러한 '힐링'의 중심에는 배우 윤여정, 이서진, 박서준, 정유미가 만들어내는 조화로움이 있다. 한국에서 잘 나가는 배우 4인방이 함께 했기에 멋과 여유가 살아있는 마법이 가동된다. 이들이 서로를 배려하며 만들어내는 조화가 사람 관계 속에 치인 시청자들의 마음에 위로가 되는 것이다. 그 모습이 이 네 배우가 펼치는 단 8일간의 '연기'라고 할지라도, 식당 운영을 위해 뭉친 네 배우가 기득권을 벗어던진 채 연대한 모습이 흥미를 유발하면서 편안함도 준다.
◇ 시청자의 응원 먹고 자라나는 판타지
'윤식당'은 시청자의 응원을 먹고 자라나는 판타지다.
장사는 하지만 돈 걱정은 하지 않고, 메뉴 걱정은 하지만 식당 문을 닫은 아침과 저녁이면 바로 '관광객'이 될 수 있는 멤버들의 모습에서 실제 식당 운영의 어려움을 발견할 수는 없다. 손님이 안 들면 준비한 재료가 아깝고, 방송이 재미없어질까 봐 걱정이 되지만 그게 절박한 삶의 문제는 전혀 아니다.
그런데 시청자는 이 식당을 응원한다. 손님들이 문 앞에서 서성이다 발걸음을 돌리면 아쉬워하고, 음식을 맛본 손님들이 "맛있다"고 하면 자기 일처럼 기뻐한다. 메뉴가 한식이라는 점이 시청자들을 대동단결시키고, 손님 대다수가 아시아계가 아니라는 점이 이 음식 장사의 특이점을 높인다.
"유럽의 하와이로 불리며, 대서양의 숨겨진 행운의 섬으로 알려진 곳"이라는 테네리페 섬에서 이국적인 풍광을 벗 삼아 점잖고 여유로운 손님들을 상대로 비빔밥과 김치전, 잡채와 호떡을 파는 윤식당 멤버들에게 시청자는 순식간에 감정이입을 하면서 대리만족을 느끼고 응원을 보낸다.
복잡한 시장통에서 매상을 올리기 위해 장사를 하는 것도 아니고, 비싼 관광지에서 여유로움으로 무장한 매너 있는 손님들을 한나절씩 상대하는 멤버들의 세련되고 댄디하며 친절한 모습은 판타지다. 영어를 매개로 각국에서 온 손님들과 의사소통하는 것 역시 젊은층의 구미를 당긴다. '윤식당' 직원들이 한국의 유명 배우들인 줄은 꿈에도 모르는, 스페인, 덴마크, 스위스, 러시아에서 온 손님들의 순수한 반응이 이 판타지를 완성하는 것은 1편에 이어 여전하다.
이로 인해 일부에서는 부작용도 지적한다. 수많은 식당 자영업자들이 운영난을 이기지 못해 폐업하고, 하루하루 생존을 위해 치열한 전투를 치르고 있는 현실을 외면하고 허황된 인식을 조장한다는 것이다.
"윤식당이나 강식당 보면서 음식점 사장 꿈꾸는 분들 꼭 확인하세요. 가게 인테리어비용 1억원 쉽게 깨지구요. 변두리 역세권 30평대가 월 1천만원입니다. 주요 역세권은 월 2천만원은 가뿐히 넘으니 임대료부터 고민하세요."('jjy7****')와 같은 댓글도 종종 눈에 띈다.
하지만 대다수의 시청자가 '윤식당2'에서 원하는 것은 판타지 힐링이라는 점에서 '윤식당2'은 그러한 요구에 충실한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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