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케스트라·춤·노래 등 섞인 형태 전망…과거 '아리랑' 등 연주 경험
예술의전당·세종문화회관 등 공연장 후보군에 포함된 듯
(서울=연합뉴스) 임수정 기자 = 북한이 평창동계올림픽 기간에 파견하기로 한 '삼지연 관현악단'은 남북이 공통으로 아는 민요나 세계명곡 연주에 춤과 노래 등이 섞인 '종합공연'을 펼칠 가능성이 커 보인다.
북한이 파견하기로 한 이 '관현악단'은 남한에서 통용되는 '오케스트라'와는 성격이 다른 것으로, 연주자와 가수, 무용가 등을 모두 포함한 형태다.
15일 이를 논의하기 위한 실무접촉에서 우리측 대표단에 포함된 정치용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 예술감독은 "오케스트라는 80명이며 노래와 춤 등이 합쳐져 140명"이라며 "우리가 보통 생각하는 교향악단이 아니"라고 말했다.
140여명으로 구성된 예술단은 우리 측이 예상한 것보다 훨씬 규모가 크다. 남측에 내려오는 북한 예술단 규모로는 이번이 역대 최대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만큼 다양한 장르의 예술가들과 다양한 연주곡이 선보여질 가능성이 크다.
이날 실무접촉에서 구체적인 공연 프로그램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이들은 남북이 공통으로 아는 레퍼토리를 통해 모처럼 맞은 화합 분위기를 고취할 수 있는 곡들을 고려할 것으로 보인다.
실무접촉의 우리측 수석대표를 맡은 이우성 문화체육관광부 문화예술정책실장은 "통일 분위기에 맞고, 남북이 잘 아는 민요, 세계명곡 등으로 구성하겠다고 설명을 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에 우리 측도 순수 예술적인 민요나 가곡, 고전음악 등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표명했다"고 전했다.
과거 남북 합동 오케스트라 공연 때 '아리랑', '청산벌에 풍년이 왔네' 등처럼 관객들의 귀에 익숙한 민족적 정서를 담은 곡이 연주되기도 했다.
북한 악단에서는 '백만송이 장미' 같은 러시아 민요 등도 자주 연주되는 편이다. 여기에 유명 외국 클래식 음악도 포함될 수 있다.
이들의 연주 형태는 태평소를 개량한 '장새납' 등 개량 전통악기를 서양악기와 함께 편성한 것으로, 민족적 색채를 강하게 띠는 특징이 있다.
이들이 어떤 공연장에서 이러한 공연을 펼치게 될지도 관심사다.
일단 정부는 서울과 강릉 등 2회 공연으로 계획 중이며, 공연장에 대해서는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 실장은 "몇 가지 공연장 후보에 대해서 북측과 논의를 했다"면서 "사전점검단이 이른 시일 내에 올 것으로 생각하는데, 오면 후보 공연장들을 보고 결정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서울에서는 예술의전당, 세종문화회관, 롯데콘서트홀과 같은 대표 공연장들이 강릉에서는 강릉아트센터 등이 후보군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중 한 공연장 관계자는 "2월 중 대관이 가능한 일정을 알려달라는 요청을 받아 우리가 가능한 일정을 말해둔 상태"라면서 다른 공연장도 같은 요청을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sj997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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