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정 다수당 실세와 갈등 빚던 총리 2명 잇따라 불신임
(서울=연합뉴스) 박인영 기자 = 루마니아가 불과 7개월 사이에 총리 2명을 갈아치웠다.
그 배경에는 연정 실세로 사실상 총리 위에 군림하는 여당 대표의 권력욕이 자리하고 있다는 게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1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지난해 6월 취임한 미하이 투도세 루마니아 총리는 자신의 소속 정당인 연정 다수당 사회민주당(PSD)이 주도한 불신임안이 압도적인 표차로 가결되자 이날 사의를 표했다.
그의 전임자인 소린 그린데아누 전 총리는 지난해 1월 취임했다가 6개월도 채우지 못하고 역시 소속 정당인 PSD가 불신임안을 가결하면서 쫓겨났었다.
이처럼 두 총리가 7개월 만에 소속 정당에 의해 쫓겨난 이유로 루마니아 연정의 실세인 PSD 소속 리비우 드라그네아 대표와의 갈등이 주된 원인으로 지목된다.
투도세 전 총리는 지난주 드라그네아 대표의 측근인 내무 장관이 자신을 속였다고 공개적으로 밝히며 사의를 요구해 드라그네아 대표와 갈등을 빚은 바 있다.
드라그네아 대표는 지난 2016년 12월 PSD의 총선 승리를 이끌었지만 선거법 위반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고 집행유예 상태에 있는 탓에 총리직을 맡을 수 없는 상황이다.
지난해 그린데아누 전 총리가 드라그네아 대표의 추천으로 총리에 취임했을 때 일각에서는 드라그네아 대표가 자신의 총리직을 막은 법을 개정할 때까지 정치 신인을 총리로 내세워 막후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려 한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투도세 전 총리는 이날 표결 직후 "나는 당을 무너뜨리길 원하지 않았다. 그들이 나를 지명했고 나를 내보냈다. 나는 내 행위에 대한 책임을 인정하며 (총리로서) 내 행위를 전혀 후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투도세 전 총리의 후임이 확정될 때까지 파울 스타네스쿠 부총리가 총리대행 역할을 담당하게 되며 PSD는 45일 이내에 새 총리 후보를 선임해야 한다.
mong0716@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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