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 후 진로 아직 모르지만 계속 한 팀으로 뛰고 싶어"
(서울=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성인팀을 능가하는 실력을 갖춘 송현고등학교 여자 컬링팀이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 출전하는 컬링 국가대표팀 '언니·오빠들'의 메달을 확신했다.
16일 서울 태릉선수촌 컬링장에서 만난 송현고 선수들은 "우리나라 남녀팀 모두 메달을 딸 것 같다"고 입을 모았다.
주니어 여자 컬링 국가대표이기도 한 송현고의 김민지(스킵), 김혜린(서드), 양태이(세컨드), 김수진(리드)은 이날 컬링 국가대표팀 훈련복 후원사인 휠라가 개최한 어린이 컬링 교실에서 일일 멘토로 나섰다.
이들은 지난 4일 국가대표 선발전 1차전에서 성인팀을 제치고 우승을 차지했고, 최종 3차전까지 진출하며 '무서운 여고생' 돌풍을 일으킨 팀이다.
하지만 3차전에서 패해 평창행 티켓을 현 국가대표팀인 경북체육회에 넘겨야 했다.
이들은 현 국가대표팀과 직접 맞붙어본 소감을 묻자 "언니들은 파이팅이 굉장하다"며 혀를 내둘렀다.
이어 "언니들 목소리는 우리의 2배보다 크다. 간절하게 소리치신다. 정말 대단하다"고 말했다.
또 "저희보다 수준이 높다는 것을 느꼈다. 노하우가 많은 팀"이라며 "여자팀, 남자팀 모두 메달을 딸 것 같다"고 나름대로 전망했다.
이들은 평창동계올림픽 컬링 결승전도 직접 관람할 예정이다.
선수들은 "동영상으로만 봐온 선수들을 직접 보면 정말 신기할 것 같다. 캐나다, 스웨덴 선수들, 특히 남자팀이 하는 것을 보고 싶다"고 부푼 기대감을 드러냈다.
성인 컬링 선수들의 높은 실력에 감탄을 쏟아내기는 했지만, 이들의 미래는 더욱 창창하다. 코치가 가르치는 내용을 빠르게 흡수해 무서운 성장 속도를 자랑한다.
선수들은 선발전에서 선전한 이유를 묻자 "코치님의 가르침을 그대로 잘 따라 했을 뿐"이라며 "코치님과 잘 맞아서 우리가 다른 팀보다 빨리 잘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 "성격이 골고루 잘 맞는다. 티격태격 싸우기도 많이 싸우는데 금방 풀린다. 동갑이고 성격이 다들 조금씩 있는데 서로 줄이면서 맞춘다"고 말하며 까르르 웃었다.
이들은 4년 뒤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바라본다. 4년 뒤에도 네 명이 그대로 뭉쳐 태극마크를 달고 싶다는 꿈을 꾼다.
하지만 아직은 그런 미래를 확신할 수는 없다.
이제 졸업반인 이들의 진로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현재 대입을 추진하고 있는데, 각기 다른 대학교에 들어가면 계속 뭉쳐서 활동하기가 어려워진다. 실업팀에 들어가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이들은 "우리가 계속 같이 팀으로 활동할 확률은 50%다"라며 "기회가 된다면 계속 같이 가고 싶다"고 염원했다.
선수들은 그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졸업반의 여유를 느낄 새도 없이 태릉선수촌에서 훈련에 매진하고 있다.
이달 말 진천선수촌에서 열리는 주니어 컬링 국가대표팀 선발전을 준비하기 위해서다.
이번에 태극마크를 유지한다면 오는 3월 스코틀랜드에서 열리는 세계 주니어 컬링 선수권대회에 출전할 수 있다.
송현고 선수들은 2016년 이 대회에서 동메달을 차지했고 지난해에는 아쉽게 4위에 그쳤다.
선수들은 "올해는 잘하면 입상도 가능할 것 같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주니어 세계선수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다면 동반 진학이나 스카우트 확률이 높아질 수 있다고 기대하는 선수들이다.
평창동계올림픽에서 한국 컬링이 메달을 딴다면 컬링 저변이 더욱 풍성해진다는 기대도 함께 품는다.
송현고 선수들은 "지금 대표팀 선수들이 잘해서 꼭 메달을 따셨으면 좋겠다. 그래서 컬링을 널리 널리 알려주시기를 바란다"고 응원 메시지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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