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산당선언 170주년 앞두고 사상논쟁 격화…"당신 재산부터 헌납" 반박도
(상하이=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 = 중국 학계에 한 원로학자가 사유재산제 폐지를 촉구하는 도발적 논제로 다른 학자들에 맹공을 가했다. 과거 중국의 극좌 시대를 연상시키는 이런 주장은 중국 사회의 전반적인 퇴행적 양상을 반영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16일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에 따르면 저우신청(周新城·83) 중국 인민대 마르크스주의학원 교수는 최근 중국 공산당 이론지 '구시'(求是)에 "공산주의자라면 자신의 이론을 '사유제 소멸'이라는 한마디로 정리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제목의 기고문을 실었다.
저우 교수는 소련과 동유럽의 변화, 사회주의 경제이론 등에 천착해온 좌파 학자로 내달 24일 '공산당 선언' 170주년을 앞두고 도발적인 사상논쟁을 제기한 것이다.
사회주의 체제의 중국은 개혁개방 20여년 뒤인 2004년에야 헌법 개정을 통해 사유재산 보호 규정을 공식 도입했으나 국유기업을 위시한 공유제 경제가 여전히 큰 축이다.
저우 교수의 글이 구시의 웨이보 계정을 통해 소개되자 격렬한 인터넷 논쟁이 이어졌다. 상당수는 저우 교수의 주장이 문화대혁명 시기의 분위기를 풍기고 있다며 반박하는 내용이었다.
저우 교수는 글에서 홍콩의 신자유주의 경제학자 스티븐 청(張五常·82), 중국의 시장경제학파 학자 우징롄(吳敬璉·87) 교수를 맹렬히 비난하며 이들의 사유재산제 주장이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다고 주장했다.
먼저 "인간의 본성은 이기적"이라며 "이는 공산주의 이론을 꼼짝 못하게 만들 명제"라고 한 청 교수의 과거 주장을 논박하며 청 교수가 노골적으로 반공산당, 반사회주의를 자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가장 급진적인 인사는 우징롄 교수일 것이라며 사회주의를 고취하는데 국유기업이 필요하지 않다는 그의 주장도 비판했다.
그는 "마르크스주의 경제이론에 따르면 사유재산제 소멸은 사회발전의 객관적이고 필연적 추세"라며 공유제의 견지와 발전, 사유제의 점진적 소멸을 어떻게 국유경제에 적용할지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저우 교수의 도발적인 주장에는 지금까지 6만여개의 댓글이 붙었다. 한 네티즌은 "이 인민대 교수는 먼저 자신의 전재산을 국고로 내놓은 다음에 사유재산제를 비판해야 한다"고 공박하기도 했다.
화남(華南)사범대 경제학과의 한 강사도 "이처럼 상식에 위배되고 다른 사람을 악독하게 공격하는 글이 공개적으로 발간되어도 괜찮은 것인가"라며 저우 교수를 반박했다.
joo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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