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100만명 찾는 하회마을…절반은 무료로 구경

입력 2018-01-17 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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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간 100만명 찾는 하회마을…절반은 무료로 구경
"마을 보존·합리적 예산 집행 위해 무료 폭 줄여야"



(안동=연합뉴스) 이강일 기자 =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경북 안동 하회마을을 찾는 관광객이 지난해까지 4년 연속 100만명을 넘었으나 유료 입장객은 50%도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경북 안동시 하회마을 관리사무소에 따르면 하회마을 입장객은 영국 여왕이 이곳을 다녀간 1999년 110만여명을 기록해 처음으로 100만명을 돌파했다.
그 뒤 96만2천여명이 찾은 2012년과 98만 2천여명이 방문한 2013년을 빼면 2017년까지 해마다 100만명을 넘었다.
관광객 수는 100만명 선을 유지하지만, 무료 입장객이 날이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다고 한다.
2013년 방문객 98만2천134명(외국인 5만9천654명) 가운데 무료입장은 53%인 52만2천320명에 이른다.
2014년에는 105만5천153명(외국인 4만1천614명) 중 54만6천455명(51.8%)이 돈을 내지 않았다.
또 2015년 103만5천760명(외국인 2만8천784명) 가운데 56만4천652명(54.5%), 2016년 102만1천843명(외국인 4만907명) 중 56만4천511명(55.2%)이 무료로 방문했다.
2017년에도 104만5천492명(외국인 3만8천721명) 가운데 59만1천275명(56.6%)이 공짜로 구경했다.
전체 관광객 가운데 무료입장 비율은 2014년에만 줄었을 뿐 계속 늘어났다.
이는 일반 관광지와 달리 하회마을에 많은 관람료를 면제해 주는 폭이 넓기 때문으로 안동시는 보고 있다.
안동시 하회마을 관람료 징수조례는 관람료 면제 대상을 정한 조항이 16가지나 된다.
다른 관광지와 마찬가지로 65살 이상 노인, 참전유공자, 복지카드를 소지한 장애인(보조자 1인 포함), 기초생활수급권자 등에게는 돈을 받지 않는다.
더구나 설날과 추석 당일, 1월 1일처럼 하회마을에 관광객이 많이 몰리는 날에는 모두 무료로 들어갈 수 있다.
어린이날에는 어린이, 국군의 날에는 군인이 무료입장이다.
이 밖에 담임교사나 담당 교수가 인솔해 현장학습을 하는 안동 시내 초·중·고·대학생과 하회마을과 관련한 학술 목적을 위해 방문할 때도 무료이다. 장기 등 기증자나 기증등록자도 관련 조례에 따라 입장료를 내지 않는다.
안동시 관계자는 "하회마을은 영리 목적으로 운영하는 곳이 아닌 데다 문화복지 소외계층 해소 등 다양한 이유로 만든 관련 법이나 조례에 따라 무료 입장객 범위가 넓다"고 말했다.
관광객이 낸 입장료는 조례에 따라 안동시 일반 세입으로 잡혀 문화재 원형보존을 위한 수리, 문화재 보호구역 안 현상보존을 위한 경상경비, 공용주차장 경비 등으로 쓰인다.
무료 혜택으로 입장료 수입이 줄면 하회마을과 관련한 안동시 예산 지출은 그만큼 늘어날 수밖에 없어 이를 줄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안동시민 권모(46)씨는 "영리단체가 아닌 자치단체가 입장료 징수를 맡는다고 해서 무료 입장 비율이 50%를 넘는 관광지는 드물 것이다"며 "후손에게 물려줘야 할 하회마을을 좀 더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시 예산을 합리적으로 집행할 수 있도록 대책을 마련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하회마을관리사무소는 관광객 서비스 개선을 위해 다음 달 1일부터 입장료를 5천원(성인기준)으로 조정한다.
주차장 사용요금과 하회세계탈박물관 관람요금을 포함한 것이다.
지금까지 하회마을을 방문하면 입장요금 3천원과 주차비 2천원, 세계탈박물관 관람료 3천원을 각각 내야 했다.
leeki@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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