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바이유 태피스트리' 영국에 임대…950년 만에 해외전시

입력 2018-01-17 10:03  

프랑스 '바이유 태피스트리' 영국에 임대…950년 만에 해외전시
해스팅스 전투 다룬 역사적 작품

(서울=연합뉴스) 유영준 기자 = 중세 노르만디공 윌리엄의 잉글랜드 정복 과정을 다룬 초대형 자수작품인 '바이유 태피스트리'가 950년 만에 프랑스 영토를 벗어나 영국에서 전시될 예정이라고 일간 더타임스가 16일 보도했다.
바이유 태피스트리는 현재 프랑스 바이유 자수박물관에 소장 중이며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18일 영국 버크셔 소재 샌드허스트 육군사관학교에서 열리는 테리사 메이 총리와의 양국 정상회담에서 태피스트리의 임대를 발표할 것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바이유 태피스트리는 중세에 제작된 폭 50cm에 길이 약 70m의 초대형 자수품으로 유럽 역사를 바꾼 1066년 해스팅스 전투 등 정복왕 윌리엄의 잉글랜드 정복과정을 설화 형식으로 묘사한 역사적 유물이다.
윌리엄은 당시 해스팅스 전투에서 잉글랜드 해럴드 왕을 격파하고 이후 노르만족의 잉글랜드 지배가 시작됐으며 프랑스가 영국에 대해 거둔 역사적 승리로 간주되고 있다.
11세기 유럽인들의 생활상을 표현하고 있을 뿐 아니라 영국과 프랑스 양국의 역사를 바꾼 사건을 묘사한 역사적 문헌이기도 한 바이유 태피스트리는 2007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됐다.
영국과 프랑스 양국 관리들은 브렉시트 이후 양국 간 우호 관계의 지속에 대한 징표로 지난 수개월 간 바이유 태피스트리의 영국 내 임대 전시를 협의해왔다.
마크롱 대통령과 메이 총리는 이번 정상회담에서 또 프랑스군이 아프리카에서 벌이고 있는 극단주의 이슬람 세력 소탕전에 영국군이 치누크 헬리콥터를 파견하는 등 양국 간 군사지원방안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바이유 태피스트리는 나폴레옹 보나파르트에 의해 1803년 파리에서 전시된 바 있고 1945년 2차 대전 종전 후 독일 나치로부터 회수한 후 루브르 박물관에 일시 전시된 바 있으나 이후로는 한 번도 소장지인 노르망디 지역을 벗어난 적이 없다.
바이유 태피스트리는 그동안 상당수 전문가가 영국에서 제작된 것이라는 주장을 내놓았으며 따라서 만약 태피스트리가 영국에 임대되면 본래 있던 곳으로 되돌아온 것이라는 논란을 야기할 것으로 보인다.
영국은 앞서 지난 1953년 현 엘리자베스 여왕 즉위식과 해스팅스 전투 900주년인 1966년 두 차례 바이유 태피스트리 임대 전시를 시도했으나 무산됐다.
yj378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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