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 일본인 '타격 기계' 스즈키 이치로(45)가 미국프로야구(MLB) 구단의 영입 제안을 받지 못하면 조국으로 돌아가 선수 생활을 마무리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MLB닷컴은 17일(한국시간) 이치로의 에이전트인 존 보그스와의 인터뷰를 싣고 이치로의 일본 복귀 가능성을 점쳤다.
보그스는 이치로가 빅리그에서 계속 뛸 수 없다면 일본으로 돌아가 선수 생활을 마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그는 "이치로가 어느 팀에서건 엄청난 자산이라는 점을 메이저리그 구단의 누군가가 알아줄 것이라는 희망을 계속 품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스타 데릭 지터가 이끄는 마이애미 말린스 새 구단주 그룹은 지난해까지 3년간 뛴 이치로와의 재계약을 포기했다. 이후 백업 외야수인 40대 중반의 이치로에게 관심을 보인 구단은 나타나지 않았다.
보그스는 시애틀 매리너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이치로 계약을 집중적으로 논의했으나 소득은 없었다.
J.D 마르티네스, 로렌조 케인, 카를로스 곤살레스 등 매력 넘치는 외야수들이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새 팀을 찾는 중이라 이치로는 더욱 '찬밥' 신세가 됐다.
보그스는 2016년 365타석, 2017년 215타석으로 급감한 이치로의 타석을 거론한 뒤 이치로가 더 많은 타격 기회를 잡으면 여전히 안타를 날릴 수 있다고 기대했다.
냉정한 현실을 절감한 이치로도 일본 복귀 가능성을 에둘러 표현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해 연말 고향인 일본 아이치 현 도요야마에서 열린 '이치로컵 유스 야구대회'에서 일본 복귀 가능성 질문에 "가능성이라는 단어는 많은 것을 내포한다. '0'이 아닌 이상 무엇이든 가능하다는 말"이라고 답했다.
또 "동물 가게에서 팔리지 않고 남아 있는 큰 개가 된 기분"이라며 씁쓸함을 곱씹기도 했다.
실업자가 된 이치로의 현 상황은 빅리그에서 한 시대가 저물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이다.
1992년 일본프로야구 오릭스에서 데뷔해 9년간 통산 타율 0.353, 1천278안타를 남기고 2001년 빅리그에 도전한 이치로는 메이저리그 통산 3천80안타를 날린 독보적인 안타제조기다.
빅리그 통산 타율은 0.312다. 2001년부터 10년 연속 올스타에 선정됐고, 강한 어깨와 폭넓은 수비 범위를 뽐내며 같은 기간 골드 글러브를 10년 내리받았다.
이치로는 메이저리그 명예의 전당 입성을 일찌감치 예약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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