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뱀장어 어획량 역대 최저…일본서 가격 폭등

입력 2018-01-17 15:13  

실뱀장어 어획량 역대 최저…일본서 가격 폭등

(서울=연합뉴스) 이춘규 기자 = 뱀장어 치어인 실뱀장어 어획량이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자 주소비국인 일본에서 실뱀장어 가격이 폭등했다.
17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실뱀장어 최성어기인 작년 11월 이후 이달 15일 사이 일본과 중국 등 주산지 어획량은 1t에도 못 미쳤다.



일본 수산청 집계에 따르면 치어인 실뱀장어 일본 내 어획량은 1963년 232t을 정점으로 줄어들고 있으며 올해는 집계 시작후 최저 수준인 2013년의 5.2t보다 적은 수준이다.
실뱀장어 어획기는 전년 11월에서 3월까지이며, 1월 중순까지가 최성어기다.
어획기는 아직 수개월 남아 있지만, 지금까지의 부족분을 보충할 정도의 풍어를 기대할 수 없는 상태라고 니혼게이자이가 전했다. 치어가 실종상태라는 푸념도 들린다.
실뱀장어 어획 부진 배경에 대해 도쿄대학 대기해양연구소 기무라 신고 교수는 "몇 가지 불운이 겹쳤다"며 남획이나 하천 환경 악화로 장기적 뱀장어 감소 추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겨울에는 해류나 수온이 변화하는 라니냐 현상에다 구로시오 해류가 일본 동쪽 해상을 남쪽으로 뱀처럼 휘어가는 '대사행(大蛇行)도 12년 만에 발생했다.
이에 따라 거래가격도 전년의 3.3배로 치솟으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실뱀장어 거래가격은 1㎏에 360만 엔(약 3천470만 원)으로 작년 말의 2배 가까이 폭등했다.
5㎝ 정도 치어 한 마리가 600엔 전후로, 작년 평균가(109만 엔)의 3.3배 수준이지만 구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치어의 어획 부진에 따라 뱀장어 성어 시세도 오르기 시작했다.
양식업자와 도매상 간 거래가격은 현재 1㎏당 3천600엔 전후로 작년 말보다 20% 정도 올랐다.
성수기인 여름이 가까워질수록 뱀장어 가격이 오르는 현상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 대세다. 성수기에 출하하려면 늦어도 1월 중순까지 치어를 확보해 양식장에 입식해야 하지만 신규 입식이 거의 없어 뱀장어 부족 현상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가격이 더 오르면 소비자들이 뱀장어를 외면하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신문은 분석했다.
업계 관계자는 "뱀장어구이 업계는 경영이 어렵게 됐다"고 위기감을 드러냈다.
도쿄도 내 장어구이 협회 소속 점포 수는 가격 상승과 뱀장어 요리 전문가의 고령화 등으로 10년 새 절반인 90여 개로 줄었다.
대형마트 등과 상품 확보 경쟁으로 장어구이 집이 뱀장어를 확보하지 못하는 상황도 예상된다.
일부에서는 해양 환경 변화 등으로 일본에서 유통하는 일본 뱀장어가 멸종 우려 종으로 지정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taei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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