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과수 부검 '외상성 쇼크사'…"원치 않은 임신으로 태어난 아들 미웠다"
(인천=연합뉴스) 손현규 기자 = 울음을 그치지 않는다는 이유로 생후 8개월 된 아들을 때려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 영장이 신청된 30대 엄마에게 경찰이 살인죄 적용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17일 인천지방경찰청 여청수사계에 따르면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아동학대치사 혐의를 받는 A(39·여)씨는 이날 오후 인천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을 예정이다.
A씨의 구속 여부는 영장실질심사가 끝난 뒤 오후 늦게 결정될 예정이다.
경찰의 추가 조사 결과, A씨의 8개월 된 아들 B(1)군은 이달 4일이 아닌 1일 사망한 것으로 밝혀졌다.
A씨는 경찰에서 "1월 1일 오전 침대에서 떨어진 아들이 울자 얼굴·머리·다리 등을 15분 동안 때렸다"며 "계속 울음을 그치지 않자 침대에 누워있던 아들의 머리를 벽에 2차례 부딪히게 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폭행을 당해 가쁜 숨을 몰아쉬던 B군이 이후 1시간가량 방치됐다가 당일 오후 1시께 숨진 것으로 보고 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부검 결과 B군의 사인은 '외상성 쇼크'로 확인됐다.
B군의 양팔, 허벅지, 좌측 턱, 이마, 뒤통수 등 온몸에서 피하출혈을 동반한 멍 자국이 발견됐다.
경찰은 A씨에게 아동학대치사죄가 아닌 살인죄를 적용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A씨는 피해자가 사망한 당일뿐 아니라 그전부터 지속해서 폭행한 것으로 추정한다"며 "살인을 목적으로 폭행했는지 보강 수사를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A씨는 이달 1일 오전 11시 30분께 인천시 남동구에 있는 자신의 아파트에서 생후 8개월 된 아들 B군이 침대에서 떨어진 뒤 울음을 그치지 않자 수차례 때려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숨진 아들의 시신을 이불로 감싸 여행용 가방에 담은 뒤 10일 넘게 아파트 베란다에 방치했다.
A씨는 이혼한 전 남편과의 사이에서 딸을 낳아 기르다가 헤어졌고, 이후 다른 남성과 잠시 동거했다.
동거남과의 사이에서 B군을 임신했지만, 그 사실은 헤어진 뒤에야 알게 돼 사실상 미혼모로 아들을 출산해 혼자 키웠다.
A씨는 경찰에서 "동거남과의 사이에서 원치 않는 임신으로 태어난 아들이 미웠다"며 "울 때마다 짜증 나고 화가 났다"고 했다.
so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