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승호 MBC 사장 "예능 시즌제 도입…'무한도전'도 검토 대상"

입력 2018-01-17 15:16   수정 2018-01-17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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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호 MBC 사장 "예능 시즌제 도입…'무한도전'도 검토 대상"
"'나쁜뉴스' 중심 배현진 뉴스 복귀 어려워…경력기자도 재배치"
"내달 정상화 완료 후 6년만 신입공채…제작비 135억 증액"



(서울=연합뉴스) 이정현 기자 = 최승호 MBC 사장은 17일 "예능에 시즌제를 도입하겠다"며 "'무한도전' 등 기존 프로그램도 검토 대상"이라고 밝혔다.
최 사장은 이날 서울 상암동 MBC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봄 개편부터 예능에 시즌제를 도입하겠다. 기존에 잘 나가는 프로그램들도 적절한 시점에 '시즌오프'를 할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또 "김태호 PD가 '무한도전' 내에서 새로운 준비를 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아울러 "설 연휴부터 파일럿 프로그램도 대거 만들 계획"이라며 "제가 취임 당시 PD들에게 '실패할 자유'를 주겠다고 약속했다"고 강조했다.
최 사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프로그램 분야별 방송 방향뿐만 아니라 인사 문제, '기자 지인 인터뷰' 등 최근 불거진 논란에 대해서도 허심탄회하게 입장을 밝혔다.
그는 "2월까지는 프로그램 복원과 계열사 임원 선임을 마무리할 것"이라며 "완전히 정상화되면 6년 만에 신입공채도 하겠다. 채용은 5월까지 끝낼 것"이라고 말했다.
최 사장은 파업 중 자리를 채웠던 경력기자들에 대해서는 "많은 분이 구(舊)체제 중심으로서 '나쁜 뉴스'를 만들기도 했다"며 "뉴스를 복원하면서 인력 재배치가 필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간판 뉴스인 '뉴스데스크'의 전 앵커였던 배현진 아나운서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그는 "국민을 배반한 뉴스의 중심에 있었던 분이라 또다시 뉴스에 출연할 수는 없다"며 "본인이 계속 일하기를 원한다면 역할을 논의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최 사장은 이날 '콘텐츠를 통한 시청자 신뢰 회복'에 방점을 뒀다. 제작비 증액과 예능·드라마 환경 개선 계획 등도 그런 맥락에서 소개됐다.
그는 "평창올림픽 중계권 119억원, 러시아월드컵 중계권 600억원 등 지출이 급격히 늘어나 대규모 적자가 예상되지만 좋은 프로그램을 만드는 게 최고의 해결책이란 판단으로 제작비를 기존의 7%인 135억원 늘리기로 했다"고 밝혔다.
드라마는 그동안 외주 제작이 대부분이었으나 자체기획을 강화할 계획이다. 최 사장은 "하반기 대형 자체기획 드라마들이 나올 예정"이라며 "또 드라마 수를 좀 줄이기 위해 저녁 일일극은 '전생에 웬수들'을 끝으로 잠정 중단한다"고 설명했다.
시사 프로그램에 대해서는 "'PD수첩'이 복원됐고, 도올 김용옥이 진행하는 '도올스톱'도 신개념 토론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주진우 기자와 배우 김의성이 진행하고 MBC 중견 기자 7명이 함께하는 새 탐사보도 프로그램 '스트레이트'도 조만간 선보일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나 '뉴스데스크' 시간대를 오후 9시로 변경할 수도 있다는 소문에 대해서는 "검토 중"이라고만 밝혔다.
최 사장은 평창올림픽 방송과 관련, 그동안 MBC에서 캐스터로 활약해온 방송인 김성주에 대해서는 "훌륭한 캐스터지만 옛 경영진이 우리 내부 훌륭한 캐스터를 배제하고 그분을 과도하게 활용한 측면이 있다. 본인도 부담스러워 한다"며 "이번에는 내부 캐스터들이 돌아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불거진 기자 지인 인터뷰 등 논란에 대해서는 "오늘 방송학회 조사단으로부터 중간 의견을 받았는데 보도내용을 한쪽으로 몰기 위한 의도성은 없고, 취재 편의를 위한 일인데 언론계 관행을 개선하는 계기로 삼는 게 좋겠다는 내용이었다"고 전했다. 후속 조치로는 '저널리즘 아카데미' 운영을 약속했다.
그는 "2010년부터 많은 기자가 역할을 제대로 못 했다"며 "그동안 나이도 많이 들었고, 현장 감각이 떨어지는 부분도 있다. 새 뉴스를 만들어나가기 위해 정착하는 과정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최 사장은 사장 후보 당시 공약이었던 재건위원회 운영에 대해서는 "정상화위원회라는 이름으로 이달 말께부터 운영할 것"이라며 "노사가 공동으로 여러 사안을 조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 사장은 취임 후 약 한 달간 느낀 고충도 털어놨다.
그는 "8년간 빼앗긴 방송의 자유를 복원하는 감격스러운 순간이지만 환경은 참 어렵다는 것을 절감한다"며 "그러나 반드시 국민 신뢰를 되찾겠다"고 말했다. 골이 깊은 사내 갈등에 대해서도 "모두 포용하자는 이야기를 밖에서는 쉽게 할 수 있어도 내부에서는 쉽게 입 밖에 낼 상황은 아니다. 시간이 필요하다"고 토로했다.
lis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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