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스크 이어 영국의 'EU 탈퇴 번복' 유도 위한 멍석깔기?
(브뤼셀=연합뉴스) 김병수 특파원 = 유럽연합(EU)의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의 장클로드 융커 위원장은 17일(현지 시간) 영국이 EU를 탈퇴(브렉시트)한 이후에라도 EU에 재가입하려고 하면 이를 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의 EU 재가입에 대한 융커 위원장의 이날 발언은 전날 도날트 투스크 EU정상회의 상임의장이 영국이 EU를 탈퇴하기로 한 결정에 대해 마음을 바꾼다면 EU는 이를 받아들일 것이라고 언급한 다음날 나와 주목된다.
EU의 최고 인사들이 브렉시트를 주도해온 나이젤 패라지 영국독립당(UKIP) 전 대표가 최근 '2차 브렉시트 국민투표'를 언급한 뒤 마치 기다렸다는듯이 이를 계기로 영국의 브렉시트 결정 번복을 유도하는 발언을 잇따라 내놓고 있는 것이다.
융커 위원장은 이날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 있는 유럽의회에서 행한 연설에서 브렉시트를 '대재앙'이자 "영국과 EU 회원국 모두에게 '루즈-루즈(lose-lose)' 상황"이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그는 "투스크 의장이 우리가 (영국에) 손을 내밀고 있다고 말했는데, 영국이 브렉시트가 아닌 다른 길을 찾기를 원한다면 우리는 그것에 대해 논의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이어 융커 위원장은 "영국이 리스본 조약 50조에 따라 EU를 탈퇴할지라도, 재가입을 허용하는 리스본 조약 49조가 있다. 나는 그것을 좋아한다"고 말해 영국이 EU를 탈퇴하더라도 이후 영국의 EU 재가입에 대해 환영의 뜻을 밝혔다.
물론 영국 정부는 브렉시트 결정 번복은 없다며 예정대로 EU를 탈퇴할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그러나 브렉시트 협상이 진행되고, 영국의 EU 탈퇴일이 다가오면서 EU는 물론 영국 내에서도 브렉시트의 득실에 대한 논란이 거세지고 있어 주목된다.
앞서 영국은 지난 2016년 6월 23일 국민투표를 통해 브렉시트를 결정했고, 작년 3월 30일 EU 탈퇴 방침을 EU에 공식 통보함으로써 리스본 조약 50조를 발동, 오는 2019년 3월 29일이 지나면 자동으로 EU를 탈퇴하게 된다.
EU와 영국은 작년 6월부터 브렉시트 협상에 착수, 지난달까지 영국의 EU 탈퇴조건에 대해 주로 논의한 1단계 협상을 타결지었다.
이어 양측은 이달 중에 브렉시트 이후 무역협정을 비롯해 양측간 미래관계에 대해 논의하는 2단계 협상에 착수할 예정이다.
bings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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