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 "트럼프 심장질환 앓아"·NYT "콜레스테롤 수치 너무 높다"
백악관은 정면 반박…트럼프 "사람들 생각보다 운동 많이 한다"
몸무게 의심 여론도…유명 영화감독 "정확히 측정하면 자선재단에 1억낼 것"
(워싱턴·서울=연합뉴스) 강영두 특파원 김수진 기자 = 칠순을 넘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검진 결과가 양호한 것으로 나왔지만, 그의 건강 상태를 둘러싼 논란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미국 CNN 방송은 17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심장질환을 앓고 있다는 사실을 주치의가 인정했다고 보도했다.
CNN방송 의학취재 팀장이자 신경외과 의사인 산제이 굽타는 이날 방송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2009년부터 심장으로 연결되는 혈관에 칼슘이 존재하는지를 확인하기 위한 검사를 시작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2일 건강검진에서도 동일한 검사를 받았고 지금까지 수치가 꾸준히 올라갔다"며 "수치가 일정한 범위에 도달하면, 이는 심장질환을 갖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굽타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치의 로니 잭슨 박사에게 해당 검사에 대한 질문을 하자, 잭슨 박사는 트럼프 대통령이 심장질환을 앓고 있다고 인정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치료를 위해 콜레스테롤 조절 약 등 약품을 늘리겠지만, 모든 기준에서 봤을 때 심장병 전문의가 검사 결과를 보면 심장질환으로 진단한다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강조했다.
뉴욕타임스(NYT)도 백악관과 관계가 없는 외부 심장병 전문의를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의 심장 건강이 우려할만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스크립스 연구소 심장 전문의 에릭 토폴 박사는 검진 결과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사실은 트럼프 대통령의 저밀도지단백(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이상적인 수준인 100 안팎을 훌쩍 웃도는 143으로 나왔다는 것이라며 논쟁에 가세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콜레스테롤 수치를 떨어뜨리는 데 강력한 효과를 지닌 약 '크레스토'를 복용하고 있음에도 이런 수치를 찍었다는 사실이 가장 걱정스러운 점이라고 토폴 박사는 밝혔다.
토폴 박사는 "이것은 정말 높은 수준"이라며 "우리는 지금 비만이면서 운동을 하지 않는 70세 이상의 남성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건강상태를 '아주 좋다(excellent)'고 한 잭슨 박사의 표현에 대해 "나라면 건강 상태가 훌륭하다는 말을 절대 쓰지 않을 것"이라며 "완전히 모순"이라고 강조했다.
백악관은 언론의 지적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대통령 건강 진단에 대해서는 실제로 진찰하고 심사숙고한 잭슨 박사가 가장 적임자일 뿐 아니라 유일하게 믿을 수 있는 출처"라고 말했다.
앞서 대통령 주치의인 잭슨 박사는 전날 트럼프 대통령의 건강검진 결과에 대해 "그는 엄청나게 좋은 유전자를 갖고 있으며, 신이 그를 그렇게 만들었다"며 "건강 상태가 아주 좋다(excellent)"고 밝혔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심장 기능에 대해서는 "아무런 건강 문제없이 임기를 완전히 마칠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점을 매우 확신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 본인도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운동을 한다"며 자신의 건강을 증명하려 애썼다.
그는 "나는 걸어 다니고 옆 건물에는 뛰어서 간다"면서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운동량이 많다"고 주장했다.
또한 "많은 사람이 체육관에 가서 두 시간씩 걷는데 그러다 55살이 되면 새 무릎을 얻고, 새 엉덩이를 얻는 등 그런 모든 것을 한다"며 "나는 그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올해 71세인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첫해를 기준으로 역대 최고령 미국 대통령이다. 이 때문에 그는 대선 때부터 심심찮게 건강 이상설에 휘말려왔다.
심장 건강 외에 이번 검진 결과로 공개된 트럼프 대통령의 키와 몸무게를 의심하는 여론도 소셜미디어에서 들끓고 있다.
영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의 감독 제임스 건은 트위터에 트럼프 대통령의 '서류상' 키·몸무게와 같은 신체 사이즈를 지닌 야구선수 앨버트 푸홀스의 사진을 나란히 게재했다.
사진 속 두 사람의 몸집은 확연히 달라 보인다. 건 감독은 이 외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비슷한 키의 유명인사와 함께 찍은 사진을 연달아 올렸다.
건은 "트럼프 대통령이 그와 내가 모두 수용할 수 있는 공정한 의료진에게서 (키·몸무게를) 정확히 측정을 받는다고 하면, 그가 원하는 자선재단에 10만 달러(약 1억 원)를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k02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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