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계은퇴 선언한 플레이크 의원 상원 연설서 트럼프 맹비난
(워싱턴=연합뉴스) 신지홍 특파원 = 정계 은퇴를 선언한 제프 플레이크(애리조나) 미국 상원의원이 17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옛 소련의 독재자 이오시프 스탈린에 빗대며 맹비난했다.
플레이크 의원은 이날 상원 연설에서 "스탈린이 자신의 적들을 묘사하기 위해 사용한 불명예스러운 용어를 우리 대통령이 사용하는 것은 우리 민주주의가 어떤 상태인지에 대한 증거"라며 "미 대통령이 2017년 자유언론을 '인민의 적'으로 불렀다"고 말했다.
스탈린이 사용했던 '인민의 적'은 최고지도자와 의견이 다른 이들을 숙청할 목적으로 사용된 용어로, 플레이크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자유언론을 '가짜뉴스'로 헐뜯으며 '인민의 적'으로 몰아갔다고 비판한 것이다.
또 플레이크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들은 이 의회에 있는 우리, 특히 대통령이 소속된 정당인 공화당 의원들에게 수치심의 원천"이라며 "그의 발언은 수치스럽고 역겹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트럼프 백악관은 구태의연한 거짓말을 정당화하기 위해 '대안적 사실'이라는 용어를 미국의 어휘목록에 올렸다"며 "권력자가 자신에게 안 맞는 언론을 반사적으로 '가짜뉴스'라고 부를 때 불신의 대상은 언론이 아니라 그 사람이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비판을 수용할 수 없고, 끊임없이 사실을 왜곡하거나 주의를 흩뜨리며, 비난의 대상을 찾아야만 하는 사람은 매우 위험한 길을 가는 것"이라며 "대통령에 대한 견제를 행하는 데 실패한 의회는 그 위험을 더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의회전문매체 '더 힐'은 플레이크 의원의 이날 연설에 대해 "상원 연단에서 이뤄진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가장 강력한 비판 중의 하나"라고 평가했다.
sh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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