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지적재산권 침해에 대규모 벌금…무역전쟁 일어나면 일어나는 것"
"나프타 폐기할지도 몰라…그렇게 하면 많은 사람이 불만스러울 것"
(워싱턴·서울=연합뉴스) 송수경 특파원 김연숙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아메리카 퍼스트'(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워 중국의 지적재산권 침해에 대한 보복 조치를 경고하며 무역전쟁을 암시했다.
이 과정에서 한국산 세탁기 문제도 구체적으로 언급하며 미국의 산업을 파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한국이 한때 좋은 일자리를 창출했던 우리의 산업을 파괴하며 세탁기를 미국에 덤핑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로이터와 1시간 가까이 인터뷰를 하고 무역·통상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이날 발언은 지난해 11월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삼성전자와 LG전자 세탁기에 대한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 권고안을 마련한 가운데 세이프가드 발동 여부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최종 결정을 앞두고 나온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 시한은 내달 2일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인터뷰에서 "중국의 매우 광범위한 지적 재산권 침해에 대해 대규모 벌금을 물릴 예정이다. 곧 발표될 것"이라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이와 관련, 로이터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벌금'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지만, 무역법에 따르면 미국 지적재산권에 대한 탈취가 발생할 때 중국 상품에 대한 보복 관세나 다른 무역 제재를 가할 수 있게 돼 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정책을 바꾸기 전까지는 피해가 클 수 있다"며 "우리는 큰 손해에 대해 말하고 있다. 상상도 못 해봤을 수치"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중국과 좋은 관계를 갖고 싶지만, 베이징이 미국을 공정하게 대할 필요가 있다"며 "중국에 대한 무역조치를 곧 발표할 것이며, 이 이슈를 오는 30일 연두교서에서 다루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무역조치의 대상 국가에 대해 "단지 중국만이 아니다. 중국은 단지 가장 큰 나라일 뿐이며 모두가 해당한다"고 엄포를 놨다.
인터뷰에 배석한 게리 콘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중국이 미국 기업들에 중국에서 사업하는 대가로 지적재산권을 옮길 것을 요구하도록 하는 관행에 대해 조사를 시작했다"며 "미 무역대표부(USTR)에서 곧 권고안을 만들 것"이라고 전했다.
철강, 알루미늄, 태양광 패널 등에 대한 미국의 조치결과에 따라 무역전쟁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고 그렇게 되지 않길 바란다"면서도 "그렇게 된다면 그렇게 되는 것"이라며 그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중국의 미국 국채 매입 중단설에 대해서는 "그들(중국)은 그들이 할 일을 해야 한다"며 그러한 움직임이 미국 경제에 상처를 줄 것으로 걱정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이후 중국이 통화정책회의를 중단했다"며 "북한을 압박하기 위해 중국과 일하는 동안 (환율조작국) 지정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나프타)과 관련해서는 "폐기할지도 모른다. 만일 그렇게 한다면 많은 사람이 불만스러워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민 정책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그는 민주당과 공화당이 마련한 합의안을 가리켜 "미국 국경 수비에 있어 끔찍하고, 이민 시스템 개혁에 너무 미미한 내용"이라고 비판했다.
여야 합의안은 불법체류청년 추방유예 프로그램(DACA·다카) 폐기에 따라 추방될 위험에 놓인 청년들(일명 '드리머')을 구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는 "대부분 공화당원이 필요하다고 믿는 것에서 한참 모자란다"며 "내가 공약했던 것과도 정반대"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민 관련 합의는 여전히 가능하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시간이 얼마 없다. 이번 주말 연방정부 셧다운(부분 업무정비)이 일어날 수 있다"고 민주당을 압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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