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미 대사들 "아프리카 재평가해야"…트럼프에 집단 서한

입력 2018-01-18 07:13  

전직 미 대사들 "아프리카 재평가해야"…트럼프에 집단 서한
아프리카 주재 전 대사 78명…"아프리카 기여로 세계가 풍요"




(뉴욕=연합뉴스) 이귀원 특파원 = 전직 아프리카주재 미국 대사들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중미와 아프리카 국가들을 겨냥한 '거지 소굴'(shithole) 발언과 관련, 트럼프 대통령에게 집단으로 아프리카에 대한 재평가를 요구하는 서한을 보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번 서한에는 역대 공화당과 민주당 정부에서 아프리카주재 대사를 지낸 78명의 전직 외교관들이 참여했다.
이들은 서한에서 "미국은 아프리카의 파트너들과 협력하고, 그들의 얘기를 듣고 배울 때 더 안전하고 건강하고 번영을 누릴 수 있으며, 모든 인류가 직면한 문제를 더 잘 해결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많은 아프리카계 미국인을 포함해 아프리카인들의 기여 덕분에 세계가 더 풍요롭다는 것을 우리는 안다"면서 "전직 아프리카 대사로서 아프리카의 복합적이고 풍부한 문화와 놀라운 관대함과 열정을 우리는 지켜봐 왔다"고 말했다.
이번 서한에는 미셸 개빈 전 보츠와나 대사, 조니 카슨 전 우간다·짐바브웨·케냐 대사가 주도적 역할을 했다.
지난해 9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퇴직 압력으로 국무부 아프리카 담당 차관보에서 물러난 린다 토마스-그린필드 전 케냐·나이지리아 대사, 좀 캠벨 전 나이지리아·남아프리카공화국 대사 등도 동참했다.
개빈 전 대사는 "미국을 대표하는 사람이 그런 경멸적 방식으로 얘기하는 것을 듣고 무엇인가를 얘기해야 한다는 집단적 책임감이 들었다"며 집단행동 배경을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1일 아이티, 엘살바도르 등 중미와 아프리카 국가들을 거론하며 "우리가 왜 거지소굴 같은 나라들에서 이 모든 사람이 여기에 오도록 받아줘야 하느냐"고 말한 것으로 전해져 인종차별적 발언이라는 거센 논란을 일으켰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 이후 보츠와나, 세네갈, 적도기니, 남아프리카공화국, 나이지리아 등은 자국에 주재하는 미국 대사들을 불러 해명을 요구하기도 했다.
lkw777@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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