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연합뉴스) 이강일 기자 = 한국국학진흥원이 조선 시대 관료 승진과 인사이동과 관련한 문화를 웹진 '담(談)'을 통해 소개했다.
18일 웹진에 따르면 조선 시대 관료 사이에서도 청탁이 잦았고, 피난하는 임금을 수행했다가 승진 대상이 되기도 했다.
또 새해가 되면 승진과 관련한 승경도(陞卿圖)라는 놀이를 하며 운세를 점치기도 했다.
종경도(從卿圖), 종정도(從政圖)라고도 했으며 높은 벼슬자리를 일컫는 경(卿)이나 정승을 뜻하는 정(政)의 자리에 오르는 놀이다. 윷놀이와 비슷하게 말판을 갖고 했다.
말판에 조선 시대 품계와 종별 벼슬 이름을 적어 놓고 윷과 비슷한 윤목(輪木)을 굴려 나오는 결과에 따라 말판에 말을 놓으며 했다.
말판에 최고 영의정부터 최하 파직이 있고 그사이에 유배, 좌천, 사사 등 벼슬살이하면서 자칫하면 빠질 수 있는 위기가 곳곳에 배치돼 있다. 요즘 인생게임과 비슷한 셈이다.
승경도는 양반가 자제 학업을 정진하는 계기로 삼기 위해 만든 것이나 점차 사회 전반으로 퍼졌다.
또 승경도 놀이를 잘하는 사람이 실제 학업 성취보다 높게 평가받는 폐단이 있다는 비판을 받을 정도로 유행했다는 기록이 있을 정도였다.
국학진흥원 관계자는 "조선 시대 관료가 벼슬살이하며 자칫하면 빠질 수 있는 불운에 대한 위기감과 불안을 승경도 놀이를 하면서 해소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조선 시대도 요즘처럼 직장생활은 팍팍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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