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주년 맞아 보호무역 강화 전망…잠 못 이루는 통상 당국
(서울=연합뉴스) 김동현 기자 = 통상 당국은 1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한국 세탁기 덤핑' 발언의 의미를 파악하려고 분주히 움직였다.
삼성전자와 LG전자 세탁기에 대한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 시행 여부가 곧 결정되는 상황에서 나온 이 발언이 갖는 무게가 남다르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이 한때 좋은 일자리를 창출했던 우리의 산업을 파괴하며 세탁기를 미국에 덤핑하고 있다"고 말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세탁기 세이프가드 시행 여부와 수위를 내달 2일까지 최종 결정해야 한다.
산업부는 아직 인터뷰 발언만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 예단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인터뷰 발언이 트럼프 대통령의 블러핑(엄포)일 수도 있고 진짜일 수도 있고 예측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지난달 백악관에 제출한 세이프가드 권고안을 토대로 최종 결정을 하지만 권고안대로 하지 않아도 된다.
이 때문에 이번 발언이 트럼프 대통령이 세이프가드를 시행하는 것은 물론 권고안 중 가장 강력한 조치 또는 권고안보다 강력한 세이프가드를 시행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한국무역협회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인식은 우리가 미국 일자리를 빼앗고 있다는 것"이라며 "이번 발언이 시사하는 바가 결코 긍정적이지 않고 우려스러운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산업부는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1주년(1월 20일)과 연두교서(1월 30일) 발표를 기점으로 보호무역을 강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오는 26일이 결정 시한이 태양광 세이프가드와 최근 미국 상무부가 백악관에 제출한 무역확장법 232조 철강 조사 결과도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을 앞두고 있다.
산업부는 미국 정부와 의회 관계자 접촉, 외신 모니터링 등을 통해 동향을 파악하고 있지만, 미국 정부가 정보를 전혀 공유하지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요새 외신을 계속 봐야 하는 데 새벽 시간에 미국에서 어떤 기사가 나올지 몰라 잠을 못 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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