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그리스·마케도니아 간 국명분쟁 해소할 새 중재안 제출

입력 2018-01-18 19:36  

유엔, 그리스·마케도니아 간 국명분쟁 해소할 새 중재안 제출
유엔 마케도니아 특사 "이번엔 합의 도출 희망적"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나라 이름을 둘러싸고 27년째 갈등을 빚고 있는 발칸 반도의 이웃 나라 그리스, 마케도니아의 국명 분쟁을 해소할 새로운 중재안이 유엔에 제출됐다.
양국의 국명 분쟁을 중재해 온 매튜 니메츠 유엔 특사는 17일 유엔에 새로운 중재안을 제출한 뒤 뉴욕 유엔본부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번에는 긍정적인 방향으로 일이 진행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니메츠 특사는 "현재 그리스와 마케도니아 양국 정부 모두 진정으로 해결책을 원하고 있다. 그들은 이 문제를 푸는 것이 양국의 국가적 이익에 부합된다고 믿고 있다"며 이번에야 말로 양국의 해묵은 국명 갈등이 풀릴 수 있을 것이라고 낙관했다.
그는 이어 양국의 협상단이 새로운 중재안을 자국에 전달한 뒤 자신을 향후 2∼3주 안으로 각각 초청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약 2개월 안으로 진전이 있을지 여부를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며 "양국 정부의 동의가 있을 경우 이 문제가 6개월 안으로 풀릴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니메츠 특사는 그러나 새로운 중재안에서 마케도니아의 이름이 어떻게 제시됐는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그는 이와 관련해 "새로운 중재안이 마케도니아라는 이름을 포함하고 있지 않다면 현실성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해 중재안에 마케도니아라는 명칭이 어떤 형태로든 들어가 있음을 시사했다.
그동안 양국의 국명 분쟁을 해소할 중재안 후보로 뉴 마케도니아, 노던 마케도니아 등이 꼽힌 바 있다. 마케도니아가 유엔에 가입할 당시의 이름인 구(舊) 유고슬라비아 마케도니아 공화국의 머리글자를 딴 FYROM도 대안으로 거론되기도 했다.
그러나, 그리스의 강경 민족주의자들은 마케도니아라는 명칭 자체가 아예 들어가서는 안된다고 반발하고 있고, 마케도니아에서도 상당 수 국민이 국명 개정에 반대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그리스와 마케도니아는 1991년 마케도니아가 옛 유고 연방에서 분리된 이래 마케도니아의 이름을 둘러싸고 외교 분쟁을 지속해왔다.
그리스는 마케도니아라는 이름이 알렉산더 대왕을 배출한 고대 마케도니아 왕국의 중심지인 그리스 북부 마케도니아 지방에 대한 소유권을 시사한다며 불쾌한 감정을 숨기지 않아 왔다.
마케도니아는 이런 그리스의 완강한 반대에 부딪혀 2008년 나토 가입 문턱에서 좌절했고, 숙원인 유럽연합(EU) 가입을 위한 절차에도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오랜 동안 앙숙 관계를 유지해온 두 나라 사이에는 개혁 성향의 조란 자에브 마케도니아 총리가 작년 5월 집권한 이후 그리스와의 관계 개선 의지를 천명한 것을 계기로 화해 분위기가 조성됐다.
이런 가운데 자에브 총리는 양국의 국호 분쟁이 오는 7월까지는 해소될 수 있을 것이라고 최근 전망했고,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 역시 올해 안으로 문제가 풀릴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ykhyun14@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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