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규율 훼손한 학생들 퇴학시켜야"…네티즌 "퇴학 조치 과하다"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러시아의 조종사 양성 국립대학 학생들이 학교 기숙사에서 '에로틱 댄스'를 추는 동영상이 인터넷에 유포돼 논란이 일고 있다.
18일(현지시간)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중부 도시 울리야놉스크에 있는 민간항공대학 학생들이 논란의 중심이다.
민간 항공기 조종사들을 양성하는 사관학교 형식의 국립대학인 이 학교 1학년 학생 14명이 학교 기숙사에서 속옷 차림의 반나체로 제모를 쓴 채 춤을 추는 모습의 동영상이 문제가 됐다.
학생들은 이탈리아 출신의 DJ겸 프로듀서 베니 베나시의 선정적 히트곡 'Satisfaction’에 맞춰 에로틱 댄스를 췄다.
지난해 10월 촬영된 것으로 알려진 이 동영상은 최근 인터넷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 유포되면서 선풍적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동영상은 곧바로 관계 당국의 반발을 불렀다.
민간항공 분야를 책임지는 러시아 항공청은 "민간항공은 규율과 질서가 안전의 담보가 되는 큰 책임감이 중요한 분야다. 이 원칙이 울리야놉스크 학교에서 어리석은 방식으로 훼손됐다"고 비판했다.
항공청은 그러면서 대학 지도부와 14명의 학생에게 해고와 퇴학 등 가장 엄격한 징계 조치를 취하겠다고 경고했다.
현지 교통검찰도 이 대학 총장에게 학생들을 제대로 가르치지 못한 데 대해 교수들에게 책임을 물으라고 명령했다.
세르게이 모로조프 울리야노프주 주지사는 퇴학 조치에는 반대한다는 견해를 밝히면서도 학교 이미지를 실추시킨 학생들의 행동에 합당한 징계 조치는 취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네티즌들은 학생들을 퇴학시켜서는 안 된다며 청원운동 사이트를 열고 네티즌들의 서명을 받고 있다.
청원 운동 주창자는 "사심없는 패러디에 대해 퇴학 조치를 취해선 안 된다. 생도들이 학교에 남아있을 수 있도록 돕자"고 호소했다.
cjyo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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