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리아니 회장 "두 나라 선수 아주 가깝게 만들어줄 것"
문체부 "아이스하키 이외에는 남북 단일팀 계획 없어"
(서울=연합뉴스) 이동칠 김승욱 기자 =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남북 선수들이 봅슬레이 단일팀을 이뤄 훈련하는 모습을 볼 수도 있을 전망이다.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경기연맹(IBSF)은 19일(한국시간) 홈페이지에 '남북 선수들로 구성된 남자 봅슬레이 4인승 팀이 올림픽에 앞서 테스트 주행을 할 수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홈페이지에 따르면 이보 페리아니(이탈리아) IBSF 회장은 "봅슬레이는 다른 어느 종목 이상의 팀 스포츠"라며 "선수들은 신뢰를 바탕으로 (썰매 안의) 굉장히 좁은 공간에서 완벽하게 협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 매우 특별한 남북 단일팀은 두 나라의 선수들을 아주 가깝게 만들어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봅슬레이, 스켈레톤, 루지 등의 썰매 종목은 정식 경기에 앞서 트랙의 상태를 점검하고 선수들의 컨디션을 조절하기 위한 '사전 주행'을 한다.
봅슬레이 4인승은 맨 앞에서 썰매를 조종하는 '파일럿'과 2, 3번째 위치에서 출발할 때 썰매를 미는 '푸시맨', 맨 뒤에서 썰매가 결승선을 통과하면 정지시키는 역할을 하는 '브레이크맨'으로 이뤄진다.
'파일럿'과 다른 한 명을 한국 선수, 나머지 두 명을 북한 선수로 구성하겠다는 것이 IBSF의 계획이다.
봅슬레이 선수, 지도자 출신인 페리아니 회장과 대린 스틸(미국) 부회장은 남북 단일팀 선수들을 직접 코치할 방침이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이런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IBSF는 전했다.
하지만 문화체육관광부는 "여자 아이스하키 이외의 종목에서는 남북 단일팀 계획이 없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
다만, IBSF가 추진하는 '남북 단일팀'은 실제 경기에 뛰는 것이 아닌 이벤트 성격이 강하다는 점에서 성사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원윤종(33)-서영우(27)로 이뤄진 한국의 남자 봅슬레이 2인승은 평창올림픽에서 메달을 노리지만, 역시 원윤종이 파일럿으로 나서는 4인승 팀은 현실적으로 메달권과는 거리가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남북 단일팀의 테스트 주행이 성사될 경우 북한에서 어떤 선수가 나올지도 관심이다.
봅슬레이 등 썰매 종목은 평창올림픽을 앞두고 한국 선수들이 성과를 내기 전까지는 사실상 유럽이나 북미의 전유물이나 다름없었다.
북한에는 IBSF에 등록된 선수가 아예 없다. IBSF의 바람이 실현되면, 썰매 선수한테는 단거리 달리기 능력이 중요하다는 점에서 북한의 육상 선수가 이벤트에 참가할 가능성이 있다.
ksw08@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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