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년 전 여기서 아이스하키를" 철조망 앞에 선 캐나다 참전용사

입력 2018-01-19 12:21   수정 2018-01-19 18:15

"65년 전 여기서 아이스하키를" 철조망 앞에 선 캐나다 참전용사

파주서 한국전쟁 '임진클래식' 재현행사 열려…성화봉송도

(파주=연합뉴스) 권숙희 기자 =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최를 맞아 한국전쟁 당시 특별한 추억을 갖고 있는 캐나다 참전용사 3명이 한국을 방문했다.
전쟁통 속에서 열린 아이스하키 경기에 참가했던 데니스 무어(Dennis Moore·87)와 클로드 샤를랜드(Claude Charland·89), 존 비숍(John Bishop·87)이 그 주인공이다.
고령의 참전용사 3명은 19일 오전 경기도 파주시 파평면 율곡습지공원에서 개최되는 '임진클래식' 재현행사에 참가하기 위해 약 65년 만에 이곳을 다시 찾았다.

6.25당시 임진강 아이스하키 경기 영상 [캐나다 국방부 제공]

임진클래식은 한국전쟁 당시 파병 캐나다 군인들로 구성된 두 팀이 친목을 도모하고 향수를 달래기 위해 임진강 근처에서 열었던 아이스하키 경기다.

당시 캐나다 군인들은 겨울이면 임진강이 아이스하키를 할 수 있을 만큼 언다는 것을 알았고, 캐나다 국방장관이 군인들을 위해 직접 장비를 공수해줬다.
아이스하키 장교팀에서 뛰고 대령으로 예편한 클로드 샤를랜드씨는 "당시 임진강에서 아이스하키를 할 때는 고향인 캐나다를 생각했는데, 오늘은 이곳에 오니 그때의 한국을 떠오르는 계기가 된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사병팀에서 활약했던 데니스 무어씨도 "이런 순간이 오리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면서 감격에 젖은 듯 두 눈을 감고 회상에 잠기는 모습을 보였다.
파주시장 권한대행 김준태 부시장은 축사에서 "지금 보이는 경기장 뒤에 있는 철조망이 없어지는 평화의 날을 우리 모두 염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캐나다는 한국전 당시 유엔연합군 소속으로 참전국 중 세 번째로 큰 규모인 2만6천791명의 병력을 파병했고, 그중 516명이 전사했다. 캐나다군이 참여한 주요 전투는 가평전투(1951), 임진강전투(1952)가 있다.

이날 2018 평창동계올림픽 성화봉송과 함께 한국팀 대 캐나다팀의 아이스하키 경기가 진행된다.
캐나다팀은 한국전 당시 임진강에서 열린 임진클래식 하키전의 두 주역인 캐나다의 육군 프린세스 패트리샤 경보병연대와 왕립22연대 현역 군인들이 연합팀을 꾸렸다. 한국팀으로는 연세대와 고려대가 처음으로 연합팀을 만들어 캐나다팀에 맞선다.
성화봉송행사에는 주한캐나다대사, 한국 참전용사, 캐나다 참전용사 등 4명이 참여해 19일 오전 9시 파주출판도시를 출발해 운정·금촌·문산 등을 이어 달린다.
suki@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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