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잠수함 침투한 강릉…평화올림픽 실현 도시로 거듭 난다

입력 2018-01-19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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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잠수함 침투한 강릉…평화올림픽 실현 도시로 거듭 난다



(강릉=연합뉴스) 유형재 기자 = 1996년 9월 18일 새벽.
강원 강릉시 강동면 안인진리 해안으로 침투하던 북한 잠수함이 좌초, 무려 49일간 '작은 전쟁'이 벌어졌다.
분단의 비극을 대변했던 이 작은 전쟁은 11월 5일 소탕작전이 끝날 때까지 강릉뿐 아니라 평창, 인제 등 백두대간 산간지역에서 연 150만 명이 투입돼 침투공비 25명을 소탕했다.
치열한 교전으로 아군 7명을 비롯해 민간인 4명이 숨졌다.
전 세계의 이목을 사로잡았던 잠수함 침투로 2천억원이 넘는 경제적 손실을 발생하는 등 강릉뿐 아니라 동해안, 강원도 전체에도 엄청난 피해를 안겨 줬다.
그 역사의 현장에는 당시 침투했던 북 잠수함과 퇴역한 우리 해군 함정이 나란히 전시돼 2001년 9월 통일공원으로 개발됐다.
작은 전쟁으로까지 불렸던 대결의 현장 강릉에서 그 후 22년 만에 평화올림픽이 실현된다.
북한의 올림픽 참가가 확정되면서 대표적인 대결의 흔적이 남아 있는 통일공원이 관심을 받고 있다.
시간을 더 거슬러 1950년 6월 25일 새벽 3시.
북한군 제549부대 선발대가 남침 개전 시간보다 1시간 빨리 강릉 등명해안에 첫발을 내디뎠다.
잠수함이 침투한 곳과 인근인 이곳에는 현재 6·25 남침 사적탑이 세워졌다.
치열한 남북 대결의 현장이던 강릉에서 이제 평화올림픽이 실현된다.
남북 단일팀이 추진 중인 여자 아이스하키가 강릉의 하키센터에서 열린다.
지난해 테스트이벤트 때 자국의 승리를 위해 열전을 벌였던 곳에서 이번에는 힘을 합해 땀을 흘리게 된다.
북한이 참가할 것으로 알려진 피겨스케이팅 페어경기도 강릉 아이스 아레나에서 열린다.
이에 따라 강릉이 평화올림픽 실현 장소가 된다.
230여 명의 북 응원단도 강릉 올림픽파크 내에 있는 빙상경기장 등을 찾아 응원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140여 명으로 구성된 북 예술단인 삼지연 관현악단의 강릉 공연은 이미 확정된 상태다.
공연장으로 강릉 아트센터가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예술단이 어떤 공연을 펼칠지 벌써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강릉시는 북한의 참가로 통일공원에 대한 국내외 언론의 관심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관련 자료를 준비하고 있다.
앞서 최명희 강릉시장은 이미 북 예술단·응원단의 숙소로 강릉 오죽 한옥마을을, 공연장으로 강릉 아트센터를 제공할 용의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강릉시 관계자는 "협조 요청이 있으면 응대할 모든 준비를 차분히 진행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yoo21@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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