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직 노무팀장을 기술직 처장으로 전보 발령
내부 직원들 "듣도 보도 못한 인사"…회사측 "규정상 문제 없어"
(광주=연합뉴스) 여운창 기자 = 무기계약직 채용의혹으로 경찰 조사와 정부 특별감사를 동시에 받는 광주도시철도공사가 이번에는 직위와 직급에 맞지 않는 내부 전보 인사로 몸살을 앓고 있다.
처장급인 1급 승진자가 있는데도 같은 업무 분야의 2급 팀장을 처장에 앉혀, 1급이 2급 밑에서 일해야 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졌다.
무기계약직 채용의혹에 이어 이해할 수 없는 전보 발령으로 공공기관의 조직 인사 시스템이 무너졌다는 내부 불만이 폭증하고 있다.
21일 광주시도시철도공사에 따르면 도시철도공사는 경영·기술·고객본부 등 3본부와 안전관리실·전략사업실·종합관제실·감사실 등 4실을 두고 있다.
3본부 산하에는 기획조정처·경영지원처·차량운영처·기술운영처·고객사업처 등 5개 처를 두고 22개 팀을 운영 중이다.
지난 18일 단행된 인사에서는 기술본부 차량운영처 산하 2급 신호팀장이었던 A(60)씨가 1급으로 승진하는 등 6명이 승진하고, 6명이 자리를 옮기는 전보가 이뤄졌다.
공사 내부에서는 A씨가 1급으로 승진함에 따라 상위 직위인 차량운영처장을 맡을 것이란 시각이 대체적이었다.
하지만 공사는 경영본부 산하 2급 노무복지팀장이었던 B(52)씨를 승진 없이 기술본부 1급 직위인 차량운영처장으로 발령을 냈다.
A씨는 1급으로 승진했으면서도 2급인 신호팀장 직위에 그대로 머무르게 됐다.
경영본부 산하 직원이 기술본부로 가는 것도 흔하지 않은데 직급 승진 없이 직위가 올라가는 전례를 찾아보기 힘든 인사가 이뤄진 것이다.
특히 이 때문에 A씨는 1급으로 승진했으면서도 2급으로부터 지휘를 받고 일해야 하는 황당한 상황이 벌어졌다.
기술본부 소속 직원들도 신호팀장의 처장 승진에 따른 후속 인사를 기대했지만, 물거품이 됐다.
공사 일부 직원들은 2급이 처장 직위를 맡아 2급 팀장들과 함께 일한 적은 있지만 1급을 밑에 놓고 근무한 사례는 없다며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기술본부 산하 한 직원은 "낙하산도 아니고 사기업도 이런 인사를 하지 않을 것이다"며 "무기계약직 채용 의혹 건으로 회사 분위기가 말이 아닌데 직원을 그런 식으로 발령 내버려 직원들의 사기가 땅에 떨어졌다"고 전했다.
공사는 이에 대해 1∼3급은 관리직으로 사무·기술직 분리없이 부서장과 팀장을 맡을 수 있어 문제 없다는 입장이다.
공사 관계자는 "과거에도 2급이 1급 직위를 맡기도 했다"며 "직위와 직급 인사를 반드시 맞춰 해야 한다는 규정은 없으며 공로연수 시기와 업무능력 등을 감안해 결정했다"고 말했다.
bett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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