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연구팀 "전염 예방위해 환자는 가급적 집에 머물 것"
(서울=연합뉴스) 최병국 기자 = 인플루엔자(독감) 바이러스가 기침이나 재채기 등이 아닌 호흡만으로도 퍼질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과학진흥협회(AAAS) 운영 과학뉴스 사이트인 유레크얼러트 등에 따르면 미국 메릴랜드주립대학 보건대학원 도널드 밀턴 교수가 이끈 연구팀은 이런 연구결과를 발표하면서 전염 예방을 위해 감염자들은 가급적 집에 머무는 게 좋다고 밝혔다.
통상 독감 바이러스의 사람 간 전염은 감염된 사람의 콧물이나 타액 등이 묻은 물체를 만지거나, 환자가 기침과 재채기를 할 때 발사되는 분비물의 크고 작은 에어로졸에 접촉함으로써 감염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독감 감염이 의심될 경우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손을 잘 씻고 기침이나 재채기할 때 손수건이나 손등, 손목 옷깃 등으로라도 잘 가리는 것이 다른 사람에게 옮길 가능성을 줄이는 방법으로 권고된다.
그러나 밀턴 교수팀 연구결과에 따르면 이런 조치들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연구팀은 독감으로 진단받은 대학생 142명을 대상으로 바이러스 확산 양상을 살펴보았다. 이들의 코와 목구멍 분비물을 면봉으로 채취한 샘플, 기침이나 재채기할 때 나온 분비물 등을 3일 동안 매일 수거했다. 또 밀폐 시설에서 호흡만 할 때 채취한 공기 샘플도 마찬가지로 수거해 배양했다.
분석 결과 상당수 환자가 주기적으로 독감 바이러스를 배출했다. 바이러스의 흔적인 RNA핵산만 검출된 것이 아니라 공기를 통해 감염시키기에 충분할 수준의, 바이러스가 포함된 크고 작은 에어로졸 입자들이 발견됐다.
놀라운 것은 환자들이 기침이나 재채기를 하지 않은 상태에서 단순히 호흡만 한 공기 속 에어로졸 샘플의 48%에서 독감 바이러스 RNA가 발견됐다. 또 RNA가 발견된 샘플의 72%에 바이러스 자체가 들어 있었다.
연구팀은 이는 호흡만으로도 공기를 통해 독감 바이러스가 확산할 위험이 꽤 크다는 점을 보여준다면서 물체의 표면을 잘 닦고 소독하거나, 손을 잘 씻고 기침하는 사람을 피해도 바이러스에서 완벽하게 보호되지 않을 수 있다고 밝혔다.
따라서 독감에 걸린 사람은 다른 사람에게 확산시킬 위험을 줄이기 위해 "직장에 나가거나 공공장소에 외출하지 않고 가급적 집에 머무는 것이 좋다"고 권고했다.
연구팀은 이 연구결과는 독감 감염 확산 위험성을 예측하는 수학적 모델 개발과감역확산방지책, 공중보건정책 수립 등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공공시설 등에서의 감염을 줄일 수 있는 공기조절시스템 개선 방안도 검토해볼 만하다고 덧붙였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와 국립보건원(NIH) 자금 지원을 받아 버클리 캘리포니아주립대학, 미주리웨스턴대학, 산호세대학 과학자들도 공동참여한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에 실렸다.
독감 바이러스가 기침이나 재채기가 아닌 호흡만으로도 확산될 수 있다는 내용의 연구결과를 도널드 밀턴 교수가설명하는 동영상.[미국 메릴랜드주립대학 보건대학원의 유튜브 영상]
choib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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